여전히 애플 넘지 못하는 웨어OS 스마트워치

다양한 제조사·디자인에도 뒤떨어지는 성능에 소비자 '외면'

홈&모바일입력 :2018/08/31 17:34    수정: 2018/08/31 17:35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앞세워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 지 4년이 지났지만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5%대에 그친다. 반면 애플워치는 2015년 4월 첫 출시 이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계속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구글은 올 상반기 '안드로이드 웨어'에서 '웨어OS'로 운영체제 이름을 바꾸고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또 다양한 제조사와 브랜드, 디자인을 갖췄지만 애플워치에 비해 뒤떨어지는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이 걸림돌로 꼽힌다.■ 안드로이드 웨어 1년 기록 하루만에 갈아치운 애플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로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4년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모토로라 모토 360, LG전자 G워치, 삼성전자 기어 라이브 등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 기기들이 72만 대나 팔리는 등 선전했다.

2014년 출시된 1세대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 LG전자 G워치. (사진=씨넷코리아)

그러나 애플워치는 출시 당일 예약판매에서 하루만에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당시 시장조사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현 라쿠텐 인텔리전스)는 예약판매가 시작된 2015년 4월 24일 당일 미국에서만 95만 7천명이 넘는 소비자가 예약판매에 참여했다고 추정했다.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은 1위 업체가 된 반면 안드로이드 웨어나 타이젠 등 다른 운영체제를 쓴 스마트워치는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 한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1위 업체가 애플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6월 공개한 자료에서 IDC는 애플워치가 2천만 대 이상 출하되어 시장점유율 16.2%를 차지하는 반면 웨어OS는 전체 시장의 5%에 채 못미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다양한 디자인과 제조사, 호환성에서 우위 갖췄지만...

웨어OS 탑재 기기에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처음 출시부터 지금까지 직사각형 인터페이스를 고수하는 애플워치와 달리 원형과 직사각형 등 다양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디자인의 다양성이나 선호 브랜드에서는 웨어OS가 앞선다. (사진=태그호이어)

또 기존 전자업체 뿐만 아니라 파슬, 엠포리오 아르마니, 휴고 보스, 마이클 코어, 태그호이어 등 유명 시계 업체도 웨어OS 탑재 기기를 만든다. 디자인의 다양성이나 선호 브랜드 면에서는 애플워치 못지 않은 풍부한 선택지가 남아 있다.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아이폰 이용자도 웨어OS 탑재 스마트워치를 쓸 수 있다. 2015년 이후 출시된 웨어OS 기기를 업데이트 한 후 iOS 8.2 이상이 설치된 아이폰에 앱을 설치하면 각종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올 3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라는 이름을 '웨어OS'로 바꾼 것도 바로 아이폰 이용자들 때문이다. 당시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 이용자 중 1/3 가량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호환된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 2016년 출시된 프로세서에 의존하는 웨어OS 기기

그러나 웨어OS 탑재 기기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한다.

애플워치 쏠림 현상은 지난해 4분기에 두드러졌다. (자료=카날리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세계 시장에 출하된 스마트워치에서 애플워치는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애플워치 쏠림 현상은 LTE를 지원하는 애플워치 시리즈3가 발표된 지난해 4분기에 두드러졌다.

웨어OS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느리고 성능이 떨어지는 퀄컴 스냅드래곤 웨어 프로세서에 있다. 현재 많은 웨어OS 기기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웨어 2100 프로세서는 2016년 2월에 출시되었지만 작동 속도나 성능, 특히 배터리 지속시간 면에서 애플 S1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의 웨어OS 스마트워치는 2016년 출시된 스냅드래곤 웨어 2100에 의존한다. (사진=퀄컴)

올 6월에는 새 제품인 스냅드래곤 웨어 2500이 출시되었지만 이는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의 일부 기능을 축소하고 배터리 작동 시간을 향상시킨 버전에 불과하다.

■ 새 프로세서·개선된 인터페이스와 '픽셀 워치' 상황 바꿀까

그러나 웨어OS 기기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는 올해 안에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퀄컴이 오는 9월 10일 스마트워치용 새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이 최근 웨어OS를 업데이트하고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핏 접근성을 강화했다. (사진=구글)

이 프로세서는 28nm(나노미터) 공정에서 제조된 코어텍스 A7 쿼드코어를 탑재해 성능이나 소모 전력 면에서 상당한 개선이 기대된다.

구글도 최근 웨어OS 업데이트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핏, 각종 알림과 설정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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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구글이 직접 개발한 스마트워치를 통해 웨어OS의 현 상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구글이 넥서스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품질이 크게 향상되었던 것처럼 같은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제품 출시 전 사전 정보에 밝은 이반 블래스는 지난 5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픽셀3·픽셀3 XL 스마트폰과 함께 픽셀 워치를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