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취소 날벼락' 스마트폰 업계, 꼬인 일정 풀기 '분주'

온라인 생중계·배달 체험 서비스 등 마케팅 대응

홈&모바일입력 :2020/02/17 17:35    수정: 2020/02/18 07:42

글로벌 모바일 업체들의 상반기 신제품 출시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달 말로 예정됐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을 열흘 앞두고 돌연 취소되면서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 이동통신사연합회(GSMA)는 지난 14일 코로나19로 인해 MWC 바르셀로나 2020을 취소하게 됐다고 공식 밝혔다. 이 영향으로 모바일 제조사들은 플래그십 모델 홍보와 향후 제품 출시 일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은 이동통신 기술과 함께 MWC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MWC 이전 별도로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국내 LG전자와 많은 중국, 일본 제조사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신제품을 발표해 왔다.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MWC 2020 취소 이후 온라인을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을 경험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큰 플랫폼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MWC 홈페이지 캡처)

■ 韓·中·日, 온라인 생중계-일부 국가서 별도 행사 계획

MWC 참가 예정이었던 모바일 제조사들은 추후 신제품 공개 행사 일정을 조정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업체들은 기업별 상황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행사를 생중계하거나 일부 국가에서만 신제품 공개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GSMA 측이 MWC 행사 취소를 공식 발표하기 이전에 일찍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당초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V60 씽큐와 G9 씽큐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LG전자는 각 신제품의 출시국에서 공개행사와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G9 씽큐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동향을 감안, 안전 여부를 판단해 추후 신제품 공개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V60 씽큐 후속 모델(가칭 G9 씽큐) 개발 막바지 단계로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MWC에서 기존에 출시한 메이트30 5G를 전시하고 메이트Xs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왔다. 화웨이는 메이트Xs 공개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으면서도 기존처럼 '하지 않는다'가 아닌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 실제 제품 공개를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웨이 측은 "온라인 채널이나 지역 이벤트를 통해 고객, 파트너사에 신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MWC 전시장 1관에 위치한 화웨이의 특별 전시관. 이 넓은 공간이 모두 화웨이의 단독 부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ZTE는 최근 공개한 5G 단말기 액손 10S 프로와 5G 솔루션을 전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본격화할 예정이었지만 차질을 빚게 됐다. 액손 10S 프로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 칩셋을 탑재한 단말기로서 삼성전자 갤럭시S20보다 선공개돼 눈길을 끌었던 제품이다.

비보는 MWC에서 신개념 콘셉트 폰 아펙스 2020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의 경우 최초로 홀(구멍) 없는 디자인을 채택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포는 오포 파인트 X2 신제품 공개 행사를 3월로 공식 연기했다. 오포 저가 브랜드 리얼미는 가성비를 높인 5G 단말기 리얼미 X50 프로를 이달 24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온라인 행사로 대체할 예정이다.

일본 소니는 카메라 스펙을 강화한 엑스페리아1.1과 엑스페리아5 플러스를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공개할 전망이었지만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한다. 기존과 동일한 오는 24일 오전에 공식 엑스페리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다.

노키아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핀란드 HMD 글로벌 역시 생중계 행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노키아는 이벤트를 통해 5G 기술을 시연하고,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를 탑재한 노키아 9.2 등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 마케팅도 변화…온라인부터 신제품 배달 서비스까지

MWC 행사 취소는 신제품 공개 일정뿐 아니라 마케팅 축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줄어든 스마트폰 출하량을 보완하기 위해 하반기 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체험 공간 갤럭시 스튜디오.(사진=삼성전자)

MWC 행사 전 미국에서 별도 언팩 행사를 진행, 신제품 출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마케팅 전략을 보완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국내에서 운영하던 갤럭시 스튜디오를 축소하고 갤럭시 팬파티를 무기한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대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기를 일정 시간 대여해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투고 서비스를 더욱 확대한다. 또 처음으로 갤럭시S20을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배달해주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마케팅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며 "소비자 체험 기회가 줄어들게 됐지만 온라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는 등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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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역시 매 신제품 출시 때마다 진행해왔던 체험 부스 구축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SNS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행사 축소를 감안, 신제품 체험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마케팅 플랜 수립을 거의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 제조사들은 줄어든 판매량을 보완하기 위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글로벌 스마트폰과 부품 출하량·수급량 감소로 인해 전체 시장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