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판매자 76%, 2개 이상의 쇼핑플랫폼 사용”

8개 이상의 쇼핑플랫폼 입점 판매자도 30%에 육박

유통입력 :2020/02/05 18:54    수정: 2020/02/05 18:54

온라인 상품 판매자의 75.8%가 2개 이상의 쇼핑 플랫폼에 입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개 이상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는 판매자도 전체 판매자의 30%에 육박했다.

4일 디지털경제포럼이 정동 1928 아트센터 컨퍼런스룸에서 개최한 '디지털 플랫폼과 커머스' 세미나에서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 해외 주요국처럼 아직은 절대강자 없이 급성장 중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가 더 많은 판매자, 이용자를 유인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요인이 무엇인지 논의했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박사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온라인 커머스 비즈니스 전략과 판매자 지원'이라는 주제로 총 219개 온라인 입점 판매자를 설문조사하여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분석했다.

최 박사는 판매자 확보가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부상 중이나, 지금까지 소비자 중심의 연구가 지배적이고 온라인쇼핑몰 판매자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연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 결과, 이커머스 판매자의 75.8%가 2개 이상의 쇼핑플랫폼에 입점해 멀티호밍(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8개 이상의 쇼핑플랫폼을 멀티호밍하는 판매자도 전체의 30%에 육박했다.

판매자의 42.9%가 온라인 쇼핑몰 입점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판매수수료’를 선택했으며, 판매자의 27.9%가 쇼핑몰 판매 수수료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또한, 판매자가 주력 쇼핑몰을 평가하는 요인 중 ‘비용편의성(입점 비용과 수수료, 쇼핑몰 간편 이용 정도)’만이 판매자 매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박사는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가 우수 판매자를 적극 유인하기 위해서는 판매수수료를 낮추고, 관리와 운영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윤혁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프로세스 관점에서 본 온라인 쇼핑 행태'를 주제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행위와 경로를 분석해 봄으로써 소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는지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기업이나 상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매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여정이 다양화되고 있으며, 크로스오버 쇼핑(오프->온, 온->오프), 크로스디바이스, 전문 온라인 쇼핑몰(무신사, 당근마켓 등), 상품탐색 간소화(에이블리), 직구 증가 등 소비자 주도의 다양한 특성이 발견되고 있고, 이런 면에서 소비자를 ‘구매 여정 크리에이터’라고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정 교수는 “정보수집, 대안비교, 구매 등 소비자 구매 여정 전체에 걸쳐 온라인스토어(G마켓, 쿠팡 등)가 가장 지배적 채널이었으며, 정보수집부터 구매까지 같은 채널에서 발생하는 정도인 ‘쇼핑경로의존도’의 경우 온라인스토어가 4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면서, “특히 정보수집, 대안비교로 활용되지만, 구매채널로 선택되지 않는 정도인 ‘쇼핑경로기여도’는 온라인스토어가 67.3%, 포털은 67%로 두 채널 모두 정보수집, 대안비교 단계에서 타 구매 쇼핑 채널을 지원해 쇼핑생태계 전반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발견되어, 쇼핑 시장이 제로섬이 아닌 포지티브섬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 교수는 “소비자가 디지털플랫폼이 제공하는 다양한 쇼핑 옵션(기능) 중 ‘장기사용후기’, ‘간편로그인’을 가장 매력적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향후 매력적 요소로 근접 가능한 기능들로 ‘간편결제’, ‘구매 관련 상품 추천’, ‘최근 본 상품 표기’ 등이 있으며,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와 같은 기능을 보완하여 경쟁우위를 창출할 방향을 모색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은 이상우 교수(연세대)의 사회로 곽규태 교수(순천향대), 박민수 교수(성균관대), 이경원 교수(동국대), 이지은 변호사(법무법인 건우), 최보름 교수(서울시립대)가 참여했다.

최보름 교수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포지티브섬 시장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라면서, “포털 등 검색사업자가 쇼핑시장에 진출하면 쇼핑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현실은 소비자 구매 여정에 더 기여하면서, 전체 시장을 더 키우고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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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태 교수는 “대다수의 소상공인들이 다수의 쇼핑플랫폼에 멀티호밍하고 있기 때문에 쇼핑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평가했다.

정윤혁 교수는 “소비자는 구매 여정 크리에이터이자 스마트 컨슈머다”라고 진단하며, “지금 네이버, 쿠팡 등 새로운 경쟁우위 사업자의 경쟁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켓컬리, 무신사, 당근마켓 등 전문 쇼핑몰과 같이 좋은 서비스가 나오면 바로 옮겨가고 있고, 아마존, 알리바바 등 해외사업자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있는, 역동적인 온라인쇼핑 시장을 획정,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고, 소비자 행태가 다양한데 다양한 쇼핑 여정별 다양한 행태에 감안해서 국내 규제도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