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핵심역량은 '검색'...네이버가 유리"

김연희 BCG대표 "얼마나 빨리, 정확히 찾아주느냐 중요"

유통입력 :2020/02/05 17:58    수정: 2020/02/05 22:11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검색이다. 얼마나 빨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정확하게 찾아주느냐가 구매를 좌우한다. 옥션, 지마켓, 11번가 등 많은 사업자가 있지만 이런 능력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역량을 가진 사업자는? 네이버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네이버가 우수한 검색역량과 페이먼트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위협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소비자학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 우리의 대응과 미래 경쟁력'을 주제로 이날 행사를 개최했다.

김연희 BCG대표가 '파괴적 커머스 현상과 전략적 시사점'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 "검색 정확도·최저가 비교·모바일 편의성 갖춘 곳 네이버"

김 대표는 "국내 평균 이커머스 침투율은 약 23% 정도로,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카테고리별로는 패션, 뷰티, 식품 분야가 최근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커머스 시장을 ▲가전 및 생필품 ▲식품 ▲패션·뷰티 시장으로 분류하며, 세 가지 시장을 각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특히 가전 및 생필품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가 네이버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요즘 소비자들은 쇼핑할 때 무조건 검색부터 한다"며 "결국 검색결과가 정확하고, 여러 상품의 최저가를 비교할 수 있으며, 모바일에서 볼 때 편리해야 하는데 이 모든 조건을 갖춘 것은 네이버"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아마존이 유통시장 1위인 이유는 모두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서 물건을 검색하기 때문"이라면서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옥션이나 지마켓이 아닌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네이버가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식품 사업자의 경우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 구색 최적화, 원하는 시간대 배송 능력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현재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은 이마트, 쿠팡, 마켓컬리 등 2~3개의 복수 사업자를 통해 식품을 구매한다"며 "이는 사업자에게 손익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 "밀레니얼 세대는 '스타일' 중시...이들에 대한 이해 중요"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패션·뷰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이 스타일과 콘텐츠, 개인화라고 분석했다. 그는 "1953~1973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명품을 중시하는 것과 달리 1983~2003년 출생 밀레니얼 세대는 스타일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름에 따라 이들에 대한 분석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30년까지 세계 소비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은 베이비부머나 X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고와 생활방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디지털과 함께 사춘기를 보낸 세대인 만큼 이들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새로운 세대를 잡기 위해 정체성과 스타일, 콘텐츠, 개인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기반 사업자들이 브랜드 중심이라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패션 사업자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와 스타일 큐레이션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 다른 사업자의 특징을 분석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김 대표는 "순수 온라인 사업자들은 스타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까지는 고객을 모을 수 있지만, 여러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할 경우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단일 국가에서만 사업하기는 힘들지만 글로벌로 쉽게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기존 오프라인 기반 백화점이나 브랜드는 지금까지 사업해 온 경험을 기반으로 한 태생적 강점이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온라인 사업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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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분야별로 해석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100조 가까운 온라인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쿠팡이 이길까 지마켓이 이길까 하는 것이 아니다"며 "가전·생활용품 시장에서는 검색역량을 앞세운 네이버가, 식품 시장에서는 신선도에 대한 신뢰를 보장한 사업자가, 마지막으로 패션 시장에서는 혁신을 잘 이룬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