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역량 기반 채용 확대...지원자와 인사담당자 모두 만족"

마이다스아이티 등 작년 200여곳 시행...자소서 폐지 등 지원 단계 단축 효과

컴퓨팅입력 :2020/02/03 13:34    수정: 2020/02/03 13:56

지난 한해 채용트렌드는 '인공지능(AI) 역량검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200여 기업이 AI역량검사로 채용을 진행했다. AI역량검사가 들어있는 채용 솔루션 '인에어(inAIR)'는 현재 700여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AI역량검사는 뇌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인재의 외현적 성과역량과 내현적 성과역량을 평가하는 솔루션이다.

AI역량검사를 개발한 마이다스아이티는 솔루션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벌써 3년째 AI역량검사로 업무에 적합한 '라잇 퍼슨(right person)'을 뽑고 있다. 특히 마이다스아이티는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부터 자기소개서(자소서)를 폐지, 화제를 모았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자소서를 폐지한 데는 AI역량검사만으로도 충분히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AI역량검사를 개발한 마이다스아이티의 채용에 대해 마이다스아이티 채용 담당자인 김준성 행복경영실 실장을 3일 인터뷰했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 채용에서 마이다스아이티는 자소서를 폐지했다. 왜 그랬나

"자소서를 보는 이유는 지원자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고, 또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해 쓴 자소서와 대필한 자소서를 구분할 수 없었다. 또 글로 표현을 잘한다고 해도 해당 직무에서 성과를 잘 내는 것도 아니다. AI역량검사로 채용을 해 본 결과, 지원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자소서 폐지 채용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지원자들이 정말 좋아했다. 지원자 수가 지난 채용에 비해 두 배로 뛰었다. 합격 기준도 지난 채용과 같았음에도 불구, 합격자도 두 배로 늘었다.그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했다는 거다. 2017년 하반기 이후 AI역량검사를 채용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AI역량검사로 채용을 해보니, 57%가 지방대 혹은 하위권 대학 출신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는 65%가 지방대 혹은 하위권대 출신이었다. 소위 스카이(SKY)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학력과 스펙, 배경,글쓰기 실력과 상관없이 1시간 정도로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점에서 지원자들이 매우 좋아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채용은 AI역량검사와 최종면접만으로 이뤄졌다. 채용 전형을 치르기 위해 여러 번 올라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보니 지방에 사는 친구들이 특히 좋아했다. 또 채용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지원자는 물론 채용을 담당하는 우리 행복인재팀도 매우 좋아했다.

마이다스아이티 김준성 실장

=행복인재팀이 좋아했다는 건 무슨 말인가

"채용과정이 길면 직무에서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인재인지 파악하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채용담당자들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단계를 추가한다. 하지만 AI역량검사가 지원자의 성과역량을 파악하는 정확도가 상당히 높고, 또 온라인에서 모두 해결이 가능해 최종면접만 진행해도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채용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인 반면 우수인재를 선발하는 효과는 오히려 높아져 실무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마이다스아이티는 AI역량검사 이전에는 어떻게 채용을 했나

"마이다스아이티는 AI역량검사로 채용하기 이전에도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했다. 학력과 스펙을 보지 않고, 역량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다 보니 자소서 문항도 많아지고, 면접 과정도 매우 길어졌다.

한 번 채용하는데 6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람을 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이다보니 편견과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사람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오래했다. 사람의 사고와 행동은 결국 뇌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뇌신경과학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과 직무에 맞는 성과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거다. 어느 순간 '뚝딱' 나온 솔루션이 아니다. 오랜 고민과 연구 결과다. 마이다스아이티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계적 기술력과 20년간 축적해 온 사람중심 경영철학이 이 솔루션에 들어가 있다.

=다른 곳도 AI역량검사를 많이 하나

"작년에만 약 200개 기업에서 AI역량검사로 채용을 진행했다.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권, 중견 및 중소기업, 의료계, 제약업계 등 이미 많은 기업이 AI역량검사로 채용을 하고 있다. 인사담당자들은 우스갯소리로 "AI역량검사를 한 번도 안 써본 기업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기업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채용과정에서 AI역량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기업문화 적성과 직무 적성을 확인하는 데 더 최적화돼 사용될 것이다."

=AI역량검사로 무얼 확인할 수 있나. 또 응시 '꿀팁'이 있다면

"AI역량검사는 지원자 성향과 역량을 통해 기업문화 적합도와 직무적합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성과를 잘 내는 특성이 있지만,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과 어떤 업무를 만나는냐에 따라 성과(퍼포먼스)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특정 기업 AI역량검사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AI역량검사를 못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해당 기업의 직무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다. 되도록 많은 기업과 직군의 AI역량검사에 응시해 보는 것이 좋다. 또 역량게임의 경우 반응패턴을 통해 의사결정 유형, 집중력 변화 패턴, 난이도 적응 패턴 등을 확인하기 때문에 가장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 응시하는 게 좋다. 또 질의응답을 통해 외현적 성과 역량을 보기 때문에 사람과 소통해 성과를 내야 하는 직무에 지원하는 경우 밝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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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다스아이티를 비롯해 향후 채용이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정석대로 채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본질대로 실천하는 것은 참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솔루션의 도움을 받아 가능해진 시대가 왔다. 좋은 사람을 제대로 잘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기업에서 클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기업도 인재도 성장한다.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것은 조직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채용을 결정하는 기반을 역량에 둬야 하는 이유다. 업무를 할 사람을 뽑기보다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 뽑아야 한다. 마이다스아이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채용이 점점 더 본질로 돌아가고 있다. 지원자가 무엇을 했는지 보다 무엇을 지향하는 지를 파악하고 무엇을 아는 지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보게 될 것이다. 좋은 기업은 없어지고 맞는 기업만 남을 것으로 본다."

AI역량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