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마트폰 키워드는 '5G·폴더블·ODM'

[결산·전망] '만능 엔터테이너'로 변신하는 폰

홈&모바일입력 :2019/12/24 09:29    수정: 2019/12/24 09:30

'혁신'.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키워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5G와 폴더블(접을 수 있는) 폼팩터가 등장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디스플레이, 카메라를 비롯한 하드웨어 사양도 진화를 거듭했다. 스마트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이기 위한 ODM도 화두로 꼽힌다.

새롭게 도입된 기술은 어두웠던 스마트폰 산업 전망을 한층 밝혔다. 올해 전체 시장은 역성장에서 벗어나 저성장 기조에 진입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새 기술이 반영된 스마트폰이 보급화되며 신수요를 자극, 보다 많은 사람들의 손에서 '만능 엔터테이너'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생존을 향한 제조사의 점유율 추격전은 더욱 격화됐다.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2위를 굳힌 데 이어 올해에도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년 삼성을 제치고 1위로 도약한다는 화웨이의 목표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이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가 100만 대 판매됐다고 밝혔다. (사진=씨넷)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제재가 지속될 경우 내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보다 4천만대 가량 줄어든 2억대 초반을 기록, 세계 스마트폰 시장도 3.4%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제재가 완화될 경우 삼성과 화웨이의 점유율 격차는 올해 3.6%P(예상치)에서 2.9%P 수준으로 더욱 좁혀질 전망이다.

■ 극대화된 베젤리스 대화면·1억 화소 카메라 등장

올해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디스플레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었다. 대화면 확대 기조 속에서 휴대성을 감안해 카메라 홀만 남겨둔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디자인이 극대화됐다. 여러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각 신제품이 다양한 화면 크기로 출시되기도 했다.

내년에는 카메라를 화면 뒤에 배치해 풀스크린을 구현한 제로베젤 디스플레이도 도입될 전망이다. 전면 화면에서 카메라 구멍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다. 평소에는 전체 화면을 보다가 카메라를 사용할 때 렌즈 부분이 투명해져 촬영할 수 있다.

고화소 멀티 카메라 트렌드도 이어졌다. 올해 쿼드러플(4개) 렌즈 시대가 본격화됐으며, 인덕션 디자인도 등장했다. 내년 렌즈 개수는 더 늘어난다. 삼성 스마트폰에는 내년 상반기 1억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될 게 유력하다. 품질 저하 없이 이미지를 확대할 수 있는 5배 광학줌도 예상된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과 애플 아이폰11.(사진=각 사)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내년 고화소 카메라, 영상을 촬영·저장을 위한 대용량 메모리,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를 원활하게 작동케 하는 칩셋, 5G 콘텐츠, 대용량 배터리 트렌드는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소비하면서 제조사들도 고사양 제품을 출시, 기술적 우위와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제고에 힘쓸 전망"이라고 말했다.

■ 내년 5G 서비스 한층 원활해진다…중가 5G 폰도 확대

올해 등판한 5G와 폴더블 스마트폰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보급화된다. 업체간 신시장 선점 경쟁과 함께 5G 서비스망, 기술 성숙도, 높은 가격으로 인한 시행착오가 줄어들면서 출하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5G와 폴더블폰에 적합한 콘텐츠들도 예상된다.

우선 5G 서비스는 지난 4월부터 상용화됐지만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상용 한계, 실내와 지하에서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5G 서비스망 확충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4G 상용화 당시를 감안해 5G 역시 내년 하반기나 2021년에는 원활하게 관련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내년에는 5G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 5G에 이어 갤럭시A90 5G를 선보인 바 있다. 내년에는 5G를 적용한 갤럭시A 모델이 속속 등장한다. LG전자도 중가 Q 브랜드를 통해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전망이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에 5G 아이폰을 내놓으며, 중국은 저가 5G 모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연구원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아랍에미레이트 엑스포 등 주요 글로벌 행사가 열리는 국가에서 5G 통신구축이 강화된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내년 5G 상용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적화된 폴더블 폼팩터 찾아라"…가격·휴대성·콘텐츠 관건

폴더블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관련 시장 규모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갤럭시 폴드는 첫 출시를 앞두고 화면 결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재출시 이후에는 원활한 글로벌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 경쟁작은 화웨이 메이트X으로 꼽히며, 샤오미, 오포, 모토로라를 비롯한 업체도 가세하며 시장을 키울 전망이다.

특히 폴더블폰의 형태가 한층 다양해진다. 당장 내년 상반기에는 위에서 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타입 폴더블폰이 시장에 나올 게 유력하다. 갤럭시 폴드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면, 내년 상반기 신제품은 반으로 접으면 주머니에 쏙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휴대성이 강화된다.

또 내년 폴더블폰 가격은 기존 200만원대에서 100만원 중후반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 실용성을 검증받는 단계인 만큼 가격이 저렴해지면 구매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과는 차별화되는 서비스와 콘텐츠도 요구된다.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도 출시됐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커버처럼 끼워서 두 개 화면으로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을 상·하반기 전략 폰 V50 씽큐, V50S 씽큐와 함께 출시했다. 폴더블폰보다 낮은 가격과 또 다른 실용성을 내세워 듀얼 스크린 생태계 확장을 주도, 내년에도 신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SDC19에서 공개한 새 폴더블폰.

■ 中 대응 위해 ODM·JDM 본격화한 韓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공성장하는 중국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사개발생산(ODM)·합작개발생산(JDM)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술장벽이 낮은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여타 제조사에 생산, 혹은 개발·생산을 위탁해 원가를 절감, 가성비를 높이는 게 골자다.

그만큼 중국 제조사들과의 경쟁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에 이 같은 원가절감 노력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가대 5G 스마트폰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주요 프리미엄 사양을 탑재하면서도 가격 부담은 적은 중저가 모델이 더욱 늘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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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연구원은 "내년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 어떤 ODM·JDM 전략을 통해 얼마나 가성비를 높이는지에 따른 점유율 변동추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5G 시장 성장세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길어진 교체 주기, 스마트폰 평균 가격 상승도 시장 성장세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제기된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기술적 혁신과 프로모션과 같은 노력들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