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규제에 PC 부품 가격도 '들썩'

메모리·SSD 가격 장기적 상승 전망...'과민반응' 지적도

홈&모바일입력 :2019/07/10 16:40    수정: 2019/07/10 18:21

일본의 첨단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때 PC 핵심 부품인 메모리와 SSD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PC 시장에도 부품 가격 상승 등을 가져오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메모리와 SSD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핵심 제조사의 감산 조치에 따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래픽칩셋에서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칩셋을 제조하는 인텔이나 TSMC에서 칩을 제조하는 AMD가 아닌 엔비디아의 수급난의 우려된다.

■ 메모리 가격 하락세에 제동

PC용 메모리는 최근까지 극심한 가격 하락을 겪었다. 사진은 삼성전자 8Gb DDR4 D램. (사진=삼성전자)

PC용 메모리는 최근 1년간 공급 과잉으로 가장 가격 하락이 극심했던 부품 중 하나다. 가격비교업체 다나와에 따르면 데스크톱용 DDR4 PC 메모리 8GB 제품의 가격은 지난 해 8월 7만원 전후에서 올 6월 말 3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그러나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가격은 소폭 상승한 상태다. 수출 규제가 실제로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소재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들어 감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SSD 재료인 낸드 플래시도 감산

PC의 필수 저장장치로 자리잡은 SSD 역시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SSD에 탑재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수급에 일정 부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미에 현 욧카이치 시의 도시바 생산 시설 (사진=WD)

먼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진행되기 이전인 지난 6월 말 WD와 도시바의 생산 시설에 발생한 정전 사태를 들 수 있다. 또 글로벌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감산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재고 문제를 이유로, SK하이닉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예정된 대로 웨이퍼 투입량을 10% 줄이기로 했다. 단 두 업체 모두 "수출 규제로 인한 감산은 사실무근 내지는 과도한 해석"이라며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사태 장기화땐 엔비디아 칩 수급 우려일본의 수출 규제는 7nm(나노미터) 등 초미세공정 반도체를 제작하는 EUV(극자외선) 노광 기술을 정면 겨냥했다는 평가다. 특히 7nm 공정의 핵심 소재인 EUV 포토레지스트(감광재) 수출 규제를 실행하면서 삼성전자의 양산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퀄컴, IBM과 엔비디아 등 자체 반도체 생산 시설이 없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7nm 공정에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그래픽칩셋과 서버용 칩 등을 생산하거나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화성 EUV 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를 통해 그래픽칩셋을 생산하는 엔비디아도 이번 수출 규제의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왔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미 엔비디아 등에 생산량 문제 등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엔비디아는 칩 수급 문제를 겪는 한편 TSMC를 통해 7nm 그래픽칩셋을 생산하는 AMD가 어부지리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불안 심리 과잉 반영된 결과"

다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메모리와 SSD 등 가격 상승은 여름방학 성수기와 수급 문제에 대한 불안이 먼저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품이 없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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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에 따른 가격 상승을 예로 들어 "국내 시장, 특히 소매 시장은 환율 상승이나 생산 차질 등 악재를 더 빨리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PC 쇼핑몰 관계자 역시 "어떤 조그만 조짐만 있어도 일단 가격을 올리고 보는 일부 업체들의 관행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