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100일' 5G의 미래…서비스→플랫폼으로

글로벌 표준선점 중요…신시장 창출·이용자 보호도 과제

방송/통신입력 :2019/07/10 16:05    수정: 2019/07/10 16:54

'핵심 기술 플랫폼(key technology platform), 혁신 플랫폼(platform for innovations), 미래 혁신 플랫폼(future innovation platform)'

에릭슨, 퀄컴, 5G아메리카 등이 5G를 표현할 때 썼던 말이다.

이처럼 LTE의 5G 전환을 두고 단순히 진보한 휴대전화 서비스(IMT)로 받아들이는 곳은 없다. 5G를 향해 질주하는 모두가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일으키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기술로 꼽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5G를 이동통신의 의미보다는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에 무게를 둔다.

2종의 5G 스마트폰을 통한 100일 간의 B2C 서비스를 두고 5G 통신의 전부라고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5G 전파 송출 개시부터 모바일 핫스팟(MHS)을 통한 스마트팩토리나 5G 로봇 등 B2B 서비스가 앞서 시작됐지만, 2015년 5G라는 공식 용어가 등장할 때 기대한 수준에는 못미친다.

즉, 5G 통신이 초시대 인프라 역할을 해낼 때까지의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5G 글로벌 표준은 완성되지 않았고, 국내에서 할당한 5G 주파수 가운데 대부분의 대역폭을 차지하는 28GHz 밀리미터파웨이브 대역은 네트워크 구축도 시작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서둘렀지만, 이제는 세계 최고 상용화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 이어지는 5G 표준화, 국내 기술 주도 필수

국내에서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5G는 지난해 9월에 마련된 3GPP 표준 기반이다. 5G 표준 제정은 꾸준히 진행 단계를 밟고 있다. ITU-R에서 공식 인정하는 5G 이동통신기술 표준은 릴리즈15, 릴리즈16에서 구성되고 융합 산업 관련 기술은 릴리즈17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100일간의 5G 서비스는 첫 글로벌 표준을 바탕으로 초창기에 가능한 서비스를 갓 시작한 상태이고, 수년간 5G 청사진을 그릴 때 내놓은 미래상의 첫 페이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세계 각국이 모두 쓰는 휴대전화 서비스도 표준이 우선된다. 하지만 산업 융합까지 불러올 인프라 역할을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이 필수다. 표준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결국 글로벌 5G 시장을 선점하는 첫 단계다.

지난달 19일 첫 회의를 가진 5G+전략위원회도 5G 표준선점에 민관 협력을 강조했다. 국내 기술 중심의 글로벌 표준 제정이 앞으로 가장 노력을 기울여야 할 대목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재 표준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B2B 분야 표준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민관이 입을 모았다.

■ 5G폰에서 시작..자율주행 기술, 산업 IoT 꿈틀

내년 3월 확정될 3GPP 릴리즈16 표준부터 이후 릴리즈17 표준의 주요 논의 골자를 보면 5G 통신이 지향하는 부분을 가늠할 수 있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광대역 등 LTE에서 진화한 상위 기술 개념의 성격도 있지만 새로운 산업을 통신 플랫폼에 융합시키기 위한 준비가 한창인 점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우선 릴리즈16에서는 5G 기반 차량통신이 구체화되고 있다. LTE에서도 차량통신(V2X) 표준 작업은 진행됐지만 과거에는 차량 간 메시지 송수신에 그쳤다.

LTE 수준의 지연 속도는 자율주행에 적합한 기술로 볼 수 없고,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만 다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호동작 V2X 기술 도입 논의가 이뤄지면서 글로벌 표준이 마련되면 자율주행 경쟁 체제에서 본격적인 커넥티드카 시장이 마련될 전망이다.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도 릴리즈16에서 다뤄지는 눈여겨 볼 부분이다. 산업용 IoT는 단순히 가전 제어 등을 넘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서비스 등의 개념이 모두 포함된다.

5G 시대에 들어 무선 통신이 사람이 주체가 되는 음성통화와 메시지 전송, 인터넷 연결 등을 넘어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열리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릴리즈17에서는 릴리즈16 기반의 표준을 강화하는 식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 100일의 경험이 낳은 과제는?

5G 미래 논의에서 스마트폰 단말기와 통신 장비, IMT 가입자에 대한 수익 논의 비중은 매우 낮다. 산업 전 분야에 5G가 융합하면서 전후방 산업이 동시에 변화를 일으키고 대규모 미래 시장과 부가 가치가 창출되는 방향으로 표준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5G와 다른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될 경우 실감콘텐츠,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만 2026년 기준 692조원 규모의 신규 시장이 창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G+ 전략을 내놓고 5대 핵심 서비스와 10대 핵심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업 성장과 신시장 창출을 통해 동반성장을 이루고 새 일자리도 일구겠다는 뜻이다.

경제 산업의 변화로 공공과 사회의 변화까지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때문에 이용자를 보호하는 정책 방안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우선 초연결 환경이 도래하는 점을 고려해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수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인프라 운용을 위해 통신망 안정성 강화 역시 꼼꼼하게 따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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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내용은 5G 초기에 일었던 품질 논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면서 누구나 초연결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도 필요하다.

이밖에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하는 점을 고려해 전파 자원을 확충하는 작업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연내 수립될 5G+ 스펙트럼 플랜 이후에도 전파 자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B2C 5G 상용화로 경쟁 관계에 놓였던 미국은 이미 테라헤르츠 대역의 주파수 확보 연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