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완화 제한적…안보우려 여전"

백악관 NEC위원장 "트럼프 발언, 일반적 사면 아냐…추후 논의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19/07/01 15:52    수정: 2019/07/01 17: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무역제재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제한적인 허용에 그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 완화 조치 발언에 대해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 한정되며, 화웨이는 블랙리스트에 남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사실상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또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계속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언 직후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소비자용 제품에 대해 미국 기업들과 다시 거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이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통신 장비 판매와 사용을 금지하고 국가비상상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계열사를 거래제한 대상 기업 목록에 포함시키면서 주요 IT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기술 거래를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러나 커들로 위원장은 화웨이에 대한 안보 우려가 남아있다고 언급하면서 제재 완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도 일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전날 트위터에서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으며, 미국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는 분명히 양보한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판매가 주요 기술을 포함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 상무부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에 대해 몇몇 추가 허가를 부여할 것"이라며 "미국 업체들의 화웨이 공급 확대는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제품에만 적용되며 가장 민감한 장비들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화웨이 제재 완화 조치가 실행될 경우 한국 기업의 반도체 사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스마트폰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네트워크 장비 등 미국의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제품은 거래가 지속 금지될 전망이지만, 제재 완화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수출이 원활해질 경우 SK하이닉스 모바일 D램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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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전자는 화웨이 스마트폰 수출이 늘어날 경우 기대됐던 1천만~2천만대 판매량이 늘어나는 스마트폰 반사 이익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라며 "화웨이향 반도체 납품 증가 수혜도 가능해지며, 제재 완화에서 화웨이 5G 네트워크 장비 주요국 수출히 제외되면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 증가 효과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커들로 위원장은 조만간 상원의원을 만나 화웨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