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하, 콘텐츠 가득 채운 블록버스터 MMORPG

풍부한 즐길거리가 최대 강점... 수동 콘텐츠 강조한 시도도 인상적

디지털경제입력 :2019/04/22 16:57

모바일게임 시장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던 넥슨의 트라하가 지난 4월 18일 정식 출시됐다.

사전예약자 수가 420만 명은 이 게임을 기대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가 나타나는 숫자다. 2018 지스타 넥슨 부스에서 동종 장르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박력 있는 전투 묘사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후 자동전투가 아닌 이용자가 직접 즐기는 게임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결과다.

출시 전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모바일 MMORPG 장르 내 최고 수준의 그래픽은 정식 출시 단계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옵션을 최고 단계로 맞추고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필드 곳곳에 자리한 다양한 오브젝트와 스킬 사용 시 그려지는 화려한 이펙트가 스마트폰 화면을 가득 채운다.

트라하의 가장 큰 장점은 대단히 풍부하게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트라하에는 퀘스트나 아이템을 개봉할 때마다 행동력을 사용하게 되는데 제법 충분한 양의 행동력이 주어짐에도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없는 수준으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메인 스토리, 데일리 퀘스트, 던전을 비롯해 원예, 공예, 낚시, 요리 등 생활형 콘텐츠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다. 모든 콘텐츠를 두루두루 하기 힘들어서 전투나 생활형 콘텐츠 중 어느 한 쪽으로 갈피를 잡고 캐릭터를 육성해야 할 정도다.

게임을 조금만 진행해봐도 생활형 콘텐츠에 개발사가 큰 공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MMORPG에서는 전문기술 레벨을 높이기 위해 전문기술 관련 콘텐츠를 자동 시스템을 통해 반복적으로 실행하기만 하면 되지만 트라하는 각각의 전문기술마다 조금씩 다른 조작방식을 택하고 있다.

같은 아이콘을 찾아 터치하거나, 게이지를 일정 구간에 유지하기 위해 섬세한 조작을 하는 식이다. 트라하 내에는 전문기술의 종류만큼 미니게임이 구비되어 있는 셈이다. 이렇게 일일이 직접 조작을 하면 자동 시스템을 사용할 때보다 3배에서 5배 가량 빠른 속도로 퀘스트를 수행하고 전문기술 레벨을 높일 수 있다.

무기에 따라 캐릭터 직업이 결정되는 시스템 덕분에 육성 자유도가 높다는 점도 트라하의 특징이다. 트라하에서는 캐릭터 생성 시에 큰 체형과 작은 체형 중 어느 쪽을 택했는지에 따라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무기의 범주가 정해진다. 체형에 따라 하나의 캐릭터마다 3개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이용자는 게임 중 언제든지 이들 무기를 선택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vP에 특화된 무기와 사냥에 특화된 무기가 구분되기 때문에 이용자는 어떤 무기 위주로 캐릭터를 육성할 것인지 결정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단, 무기를 자유자재로 변환하면서 전투를 진행할 수는 없다. 트라하의 무기 체계는 육성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이지 전투의 박진감을 강조하는 수단은 아니다.

장점만큼이나 아쉬운 부분도 뚜렷하다. 심리스 오픈필드 맵을 채택한 덕분에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지만 그만큼 퀘스트 동선이 길게 구성되어 있어 초반 캐릭터 성장이 둔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레벨 부족으로 메인 퀘스트 진행이 막히는 구간을 다른 게임보다 조금 일찍 마주하게 된다. 초반부터 반복 채집과 사냥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게임에 대한 몰입이 깨지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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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그래픽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고사양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으로는 트라하의 장점을 100% 체감할 수 없다. 트라하가 그래픽을 주요 장점으로 꾸준히 강조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추후 패치를 통해 최적화 작업이 꾸준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라하는 뛰어난 그래픽과 함께 현세대 모바일 MMORPG가 차용한 모든 콘텐츠를 하나의 게임에 담아낸 게임이다. 여기에 자동 시스템이 기준이 된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수동 콘텐츠를 강조하며 전통적인 게임의 가치를 강조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