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용 협회장 "홈쇼핑 잘 돼야 중소기업도 산다"

[인터뷰] 송출수수료 이슈·홈쇼핑 인식개선 노력

방송/통신입력 :2019/03/05 16:56    수정: 2019/03/05 19:59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최근 기자와 만난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에게 그동안의 소회를 묻자 이같이 말하며 "미흡한 것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자로 방송계에 입문한 조 협회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지상파DMB 회사 대표도 역임했다. 협회장 임명 당시 그는 재승인이나 수수료 인하 문제 등이 산적해 있는 홈쇼핑업계와 이를 압박하는 정부나 국회와의 소통창구 역할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조 협회장은 전임 협회장처럼 한 회사의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지 않아서인지 유독 지난 1년간 바쁘게 뛰는 모습을 보였다. 홈쇼핑산업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당국이나 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홈쇼핑 수수료가 높다는 국회의 지적에 "판매수수료를 받아도 그중 절반 정도를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다"며 오히려 국회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통상 죄인처럼 국회의원들의 말에 무조건 수긍하는 국감 증인의 모습과는 달라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올해 조 협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서 홈쇼핑 역할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대통령의 신남방 국가 순방 시에도 함께해 국내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을 도와주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조 협회장에게 지난 1년과 앞으로의 1년에 대해 물었다.

조순용 TV홈쇼핑협회 협회장

- 여느 협회장보다 활발히 뛰어다녔다는 느낌이다. 1년 동안 어떻게 일했나?

"1년간 홈쇼핑도 방송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려고 노력했다. 홈쇼핑은 수수료를 많이 받아 돈만 버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 나아가 유통의 중심이 되는 산업이라는 인식으로 바꾸려고 했다. 백화점과 마트랑 비교할 수 없는, 홈쇼핑 방송이라는 개념을 다시 세우려는 노력이다. 규제 당국이 가진 홈쇼핑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도 느꼈다. 유료방송에 낸 송출 수수료가 지난해 1조6천300억원 정도다. 이를 통해 유료방송도 발전시킬 수 있고, 일반 시청자들도 수백개의 채널을 만원 대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걸 설명할 수 있는 건설적인 한 해였다."

- 판매수수료와 송출수수료는 떼어 내 설명할 수 없다. 정부에서는 판매수수료를 낮추라고 하지만, 무작정 낮출 수도 없지 않나. 송출수수료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홈쇼핑 업계 현안 중 하나가 가령 매출 수수료를 평균 30% 정도 받는다고 하면, 절반 가량을 송출수수료로 쓴다는 것이다. 송출수수료를 안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빠르게 급증하는 것 보다는 합리적인 숫자를 도출해 내자는 것이다. 이 논란이 좀 더 체계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송출수수료가 급증하게 되면 납품업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도 높아질 수 있는 등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이런 고리를 끊기 위해서 일정 부분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것을 제안해 본 것이다. 홈쇼핑이 잘돼야 중소기업도 산다. 상생과 배려가 필요하다."

-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출범 이후로 홈쇼핑에 대한 심의가 엄격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방심위가 엄격하게 심의하고 있고, 홈쇼핑산업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홈쇼핑사들에도 차분하게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심의는 지켜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대로만 방송해서 안팔린다고 하면 잘못된 것이다. 방심위가 지적해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러나 방심위가 홈쇼핑산업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중소기업 제품을 제값에 팔릴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의도나 기만은 엄격히 심의하돼, 실수와는 구분해줬으면 좋겠다. 회사가 멍들지는 않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

- T커머스인 데이터홈쇼핑 사업자들이 생방송 규제를 풀어달라고 한다.

"정부가 TV홈쇼핑과 T커머스에 대한 허가를 따로 내줬고, 방송법에도 명시가 돼 있지만 T커머스 점점 생방송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홈쇼핑과 T커머스가 차이가 없어진다. 굳이 사업자를 나눠서 허가할 필요가 있나 싶다. 허가를 하나로 통일하는게 어떤가 하는 생각도 든다. T커머스는 데이터홈쇼핑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생방송만 추구하지 말고, 데이터쪽으로 더 연구해 신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조순용 TV홈쇼핑협회 협회장

-올해 협회차원에서 홈쇼핑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부분을 주안점으로 둘 계획인가?

"지난해는 TV홈쇼핑 사업자들도 방송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며 공익성과 상생, 배려에 대해 얘기했다면 올해는 중소기업 제품 활성화를 위해 좀 더 노력할 예정이다. 입점설명회도 열며 지역 중소기업들을 살리는 일에도 집중하려고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힘입어 홈쇼핑사의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리나라 제품들이 신남방국가 6억5천만 인구 대상으로 팔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홈쇼핑협회도 실무협의체에 포함됐다. 대통령 순방에도 홈쇼핑사업자들과 함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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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사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협회는 회원사들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있고, 공통적인 문제를 풀어가야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미진했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협회가 왜 필요한지 저부터 노력할거다. 회원사들 이윤 극대화 되고, 국민들로 사랑받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소통에도 더욱 힘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