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가져올 디지털 비즈니스의 변화와 기대

[고민호 칼럼] "AI 위협보다 기회비용 생각해야"

전문가 칼럼입력 :2019/02/28 18:40    수정: 2019/03/04 08:47

고민호 크리테오 대표
고민호 크리테오 대표

무서운 속도로 우리 삶에 들어서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세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낙관론이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막대한 수준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얻게 되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찬 미래에 대한 기대다.

반면 AI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인간을 소외시키고 2050년쯤에는 대다수의 직업이 소멸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애초에 그런 기술 발전에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해서 아직 먼 미래라고 생각하는, 혹은 그 영역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존재한다. AI 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어느 정도 편리하게 해줄 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AI의 현주소를 비즈니스 측면에서 판단한다면,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가진 가능성에 비해 지금 적용되고 있는 기술 단계는 초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불과 20여년 전 인터넷 기술이 산업에 적극적으로 도입되며 e-비즈니스가 산업의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AI 또한 우리의 삶과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일부 업계에서는 이미 AI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전자상거래다. 최근 가트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전세계 전자상거래 기업 중 70%가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롯데백화점, 11번가, 인터파크 등 대표적인 유통 기업들은 정밀한 마케팅으로 매출을 높이기 위해 AI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는 챗봇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소비자의 관심사에 따라 적합한 광고를 노출하는 타깃팅 광고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AI 기술 도입으로 기업은 이제 다수를 위한 마케팅이 아닌, 실제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실현할 수 있다. 성과가 낮은 곳에 큰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맞춤형 전략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엡실론(Epsilon)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과 거래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8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리 말하면,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맞춤형 마케팅은 수익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흐름으로 인해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애드테크 시장 규모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127억 달러에 이른다. 또한 가트너가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자상거래 기업 중 최소 60%가 인공지능을 사용할 것이며, 전자상거래 매출의 30%는 AI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포함되지 않은 개인의 편리함이나, 기업 가치의 증가분 등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욱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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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AI 기술을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까.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집중적인 단기 투자 혹은 외부 인력 유입으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이 방법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둘째, 자사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장기적일 수 있지만 충분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고, 조직 체질도 함께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셋째로는 외부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이미 도처에 관련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존재해 있다. 이러한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확보가 기업 규모나 조직 체질에 따라 회사 역량 발휘에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기업들의 당면 과제는 가급적 빨리 AI의 거대한 흐름에 합류하는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AI 시대 앞에서 기업인으로서 염려할 점은 AI가 주는 위협이 아니라, AI 도입이 늦어져 발생할 기회 비용이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기업 운영의 전반에 AI의 활용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고민호 크리테오 대표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 분야의 선두주자인 크리테오의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광고주와 유수의 매체사를 확보하고 있는 크리테오 코리아의 비즈니스를 이끌며, 한국 애드테크 분야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고대표는 17년 이상 IT 업계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리테오 입사 전에는 라인(LINE)에서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신흥 시장 개발을 주도하고 대만의 모바일 광고 사업을 총괄했다.
이 외에도 Google, IBM 및 삼성 SDS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영업, 마케팅 및 사업 개발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은 바다. 고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