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의 인사이트] '반·디' 장비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언

업황 둔화 현실로...OLED 국가핵심기술 지정 혜안 있어야

데스크 칼럼입력 :2019/01/21 16:33    수정: 2019/01/21 16:40

2019년 새해 우리나라 산업계의 화두는 '불황'이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핵심 산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74%에 달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불황은 거스를 수 없는 파고와 같다고 보고 있다.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실제로 시장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하락이 시작된 상태다. 이에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익이 절반가량 줄어드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도 '반도체 고점론(메모리 가격 하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도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중국에게 세계 1위 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LCD) 기업의 자리를 내준 LG디스플레이는 수십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작년 연간으로 적자기록이 확실시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 재계 총수들을 초청해 민·관이 함께 할 수 있는 상생방안 마련을 논의했다. 우리 기업들이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도 약속했다.

정부가 민·관의 상생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은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에 요즈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국가핵심기술 지정' 문제도 대·중·소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되기를 기대해본다.

OLED는 우리나라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역량을 집중해온 미래 핵심 기술이다. 중국이 LCD에 이어 OLED에 대한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핵심기술 지정 논의는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국내 장비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돼서는 안된다. 이미 핵심 OLED 장비는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들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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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이룩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저서 '초격차'에서 그 원동력을 '혁신=초격차'라고 정의했다. 권오현 회장은 "초격차란 비교 불가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끊임없는 혁신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혼자만 살아남는다는 것은 초격차의 잘못된 해석"이라고 끊임없는 변화와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에 기반이 되는 장비 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장비 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이 근원적인 경쟁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핵심기술 지정 논의가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정리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