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블록체인으로 전열 재정비…"강점은 아직"

안랩·마크애니·SGA솔루션즈 등 블록체인 사업 박차

컴퓨팅입력 :2019/01/11 17:47    수정: 2019/01/11 20:17

국내 보안업계가 새해 블록체인 사업을 강화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차세대 기술로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을 보안과 접목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도 블록체인 시장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9월 블록체인전문위원회를 구성,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보안을 찾아내 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서비스를 발굴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보안업계가 블록체인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픽사베이)

■ 안랩, 블록체인팀 신설

새해 블록체인으로 포문을 연 기업은 안랩이다. 안랩은 지난 4일 조직을 개편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블록체인팀을 신설했다.

블록체인팀은 우선 연구개발(R&D)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안랩은 “신기술 리더십 확보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반 기술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특히, 안전한 블록체인 플랫폼과 데이터 보호기술 관련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플랫폼·서비스, 코인 발행 등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CTO 부문에 블록체인팀을 신설했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주 업무로 하며, 어떻게 보안에 (블록체인을) 녹일 수 있을지 관련 기술 확보에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블록체인팀은 두 자릿수 규모로, 자세한 사항은 내부 규정으로 인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마크애니, 블록체인 시범 사업 적극 도전

마크애니도 새해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한다. 마크애니는 2013년부터 블록체인 기술 사업에 몰두, 블록체인 특허를 10건 이상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시간 대용량데이터 유통을 위한 온오프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개발 및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보안 과제를 수주했다. 지난해 1차년도 개발을 마쳤으며, 올해는 2차년도 개발에 들어간다. 과제는 2020년에 마무리된다.

관세청의 블록체인 기반 원산지증명서(e-C/O) 발급·교환서비스 시범 사업도 지난해 수주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해외 수출용 블록체인 기반 전자문서 발급 시스템도 개발해, 현재 도입을 논의 중이다. 새해에는 국책과제 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 SGA블록체인, 블록체인으로 인증시장 변화에 대응

SGA솔루션즈는 지난해 4월 인증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SGA블록체인을 설립했다.

SGA블록체인은 차세대 산업 플랫폼으로 대두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SGA그룹사들과 협력해 블록체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특히, 암호·인증 기술 기반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생체인증(FIDO) 연계 솔루션 사업 등을 통해 인증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

새해부터는 SGA솔루션즈와 SGA블록체인으로 나눠 진행되던 블록체인 사업을 SGA블록체인으로 집중해 전담할 계획이다. SGA솔루션즈는 지난해 외교부와 블록체인 기반 재외공관 공증 서비스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컴시큐어, 지란지교시큐리티 등도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컴시큐어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인증 솔루션 ‘블록체인 시큐리티 스위트’와 블록체인 플랫폼 ‘한컴에스렛저’를 선보였다. 한컴시큐어의 블록체인 기술을 한컴 그룹의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도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이메일 수발신 증명 시스템’ 관련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올 하반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은 오픈 소스 방식이 많기 때문에 보안 기업뿐 아니라 기존 IT기업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분야”라며 “보안기업은 암호 기술과 같은 보안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성능 강화 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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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안업계가 보안 기술과 블록체인을 접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안 기업이 자신들의 특색을 살려 보안 기술을 블록체인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아직은 블록체인 위에 기존 솔루션 혹은 데이터를 올려 사용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 사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왔던 보안 기업들은 인증 기술 강점을 살려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보안 업계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인증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개인을 인증하는 디지털 신원 증명 쪽으로 시장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