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 추진, 신작 게임 출시 이상 없다

내부 분위기 어수선...신작 준비는 지속

디지털경제입력 :2019/01/07 11:00    수정: 2019/01/08 10:14

넥슨 측이 새해 신작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설립자인 김정주 엔엑씨스(NXC) 대표의 지분 전량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아직까지 사업 추진에 이상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매각 이슈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고용 불안이 가중돼 사업 추진에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는 들리고 있다.

7일 투자 및 게임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 전량(98.74%)을 매물로 내놨다.

김 대표 측은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알려졌고, 늦어도 다음달에는 인수 주체에 가닥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줄곧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 저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늘 주변에 묻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고민해 왔다"며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라며 지분 매각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김정주 NXC 대표.

업계 일각은 김 대표의 지분 매각 추진을 기정사실로 보면서 지난 2008년 넥슨 인수를 타진했다고 알려진 미국 디즈니와 중국 텐센트를 유력한 인수 예정기업으로 꼽았다.

이중 국내 게임사들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온 텐센트는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넷마블의 3대주주(17.66%)면서 크래프톤(구 블루홀)의 지분 10%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카카오게임즈에 500억 규모의 지분 투자도 했다.

또한 업계는 김 대표가 내놓은 지분 가치가 경영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최대 10조 원 규모로 추정하면서도 다양한 국가와 기업의 자금으로 운용되는 사모펀드 등에 매각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넥슨 판교 사옥.

시장에서는 김 대표의 지분 전량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내외 게임 사업을 주도하는 넥슨코리아의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는 김 대표의 지분이 전량 매각될 경우 일본에 상장된 넥슨재팬과 넥슨재팬의 자회사 넥슨코리아 , 게임 관계사들에 신작 출시 지연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신작 출시 준비 등에 큰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넥슨코리아는 수십여종의 PC 및 모바일 게임 신작을 새해 출시할 계획에 큰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넥슨코리아는 새해 첫달 모바일 게임 신작 스피릿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지스타 때 공개된 모바일 게임 대작 트라하는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여기에 넥슨 대표 IP를 활용한 바람의나라:연,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모바일 등도 연내 차례로 출시된다고 전해졌다.

넥슨 내부 한 관계자는 "김 대표의 지분 매각 소식 이 전해진 이후 분위기가 좋으면 이상한 것 아닌가"라면서도 "이와 별개로 신작은 예정되로 준비하는 것이 맞고, 다들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작 관련 새로운 내용과 내부 분위기를 전하는 것은 이른 단계"라며 "(지분 매각이)금기어는 아니지만 쉬쉬하고 있다. 명확하게 드러난 내용이 없어 더 그런 것 같다"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긴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

반면 넥슨 노조 측은 김 대표의 지분 전량 매각 추진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이다.

이날 넥슨 노조 "매각 관련한 언론보도에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입장과 추측이 오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함께 넥슨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수천명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나아가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직원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 있고 분명한 의지를 표현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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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관심은 김 대표의 입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신작으로 재도약을 준비해온 넥슨 임직원들에게 찬물을 끼얹을지, 매각 철회와 매각 실패 등 해프닝으로 끝날지가 관전 포인트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한 회사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김 대표 측이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놨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팔릴 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김 대표는 지분 매각과 매각 철회 등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 중으로 판단된다. 결과를 떠나 이번 이슈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넥슨의 게임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