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지분 매각 추진 배경...업계 분석 3가지는?

10조 규모 지분 전량 매각 추진

디지털경제입력 :2019/01/03 14:28    수정: 2019/01/04 11:31

넥슨 설립자인 김정주 엔엑스씨(NXC) 대표가 자신과 특수관계인 유정현 NXC 감사 등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 2년 간 법적 공방 끝에 지난해 마무리된 ‘진경준 공짜 주식 논란’ 이후 피로감과 게임 산업 규제로 인해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매각을 결정한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와 특수인 지분 전량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졌다.

김 대표 측은 지분 매각 주관사로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이르면 이달 인수 주체에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업계 일각은 미국 디즈니, 중국 텐센트 등이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 규모는 10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김정주->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 등 관계사의 지분 구조에 따른 것이다. NXC가 보유한 넥슨재팬의 지분 가치는 약 6조 원 정도라고 전해졌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갑자기 지분 전량 매각을 결정한 것에 충격에 빠지면서도 그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다. 김 대표가 명확하게 지분 매각 배경을 밝히지 않은 탓이다.

넥슨 설립자인 김정주 NXC 대표.

그렇다면 김 대표의 지분 매각 추진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 분석하고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진경준 전 검사장과 엮였던 공짜 주식 논란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약 2년 여간 넥슨 주식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으며 피로감을 느꼈고, 지난해 5월 무죄 판결을 전후로 야인이 되기 위한 정리 수순을 밞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무죄 판결 이후 주변 지인에게 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자식들에게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된지 7년째다.

게임 산업 규제에 따른 산업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지분 매각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의 경우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등이 존재한다.

또한 지난해 국감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은 ‘확률형 아이템 게임=사행성’이란 지적과 함께 게임 과몰입(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추가 규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게임 산업 규제는 국내서만 끝이 아니다. 중국 뿐 아니라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온라인게임윤리위원회를 설립하면서 게임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선전부 산하 출판국은 지난해 12월 게임 판호(서비스 허가권) 심사를 재개했지만, 온라인게임윤리위원회를 앞세워 게임 산업 때리기에 나설 것이란 우려는 아직 남아있다.

중국 게임 산업 규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경우 넥슨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넥슨의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자 중국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한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2017년 매출 1조 원을 넘겼으며, 중국 매출 비중은 90%로 추정된다. 해당 게임의 매출은 같은 해 넥슨 총 매출 2조2천987억 원 중 약 절반에 해당되는 규모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5월 총회에서 중독 행동 장애 범주에 게임 코드가 새로 추가된 ICD-11 등재를 시도할 계획이다. ICD-10의 개정판인 ICD-11이 등재될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더욱 확산되고, 이에 따른 게임 산업 규제 바람은 커질 수 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피로감과 게임 산업 규제를 떠나 비게임 산업에 투자를 하거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란 말도 있었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게임 경영보다 비게임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와 레고 중계사이트 브릭링크,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잇따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관련기사

김 대표는 또 NXC와 넥슨재단을 통해 사회공헌 영역을 확대했다. 사회공헌 활동은 넥슨책방, 청소년코딩,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기부 등으로 보폭을 넓혔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스스로 지분 매각 배경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자의든 타이든 새해 벽두부터 업계에 큰 충격을 준 만큼 조만간 명확한 이유를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며 "김 대표의 향후 행보를 보면 (지분 매각 배경은)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