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사장 "갤노트9 배터리 걱정없다...대용량도 준비"

"중가폰에 배터리 혁신 계획…신흥시장 공략 박차"

홈&모바일입력 :2018/08/13 08:00    수정: 2018/08/13 10:50

"갤럭시노트9의 배터리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할 것입니다. 여러 배터리 분석을 통해 개발자들이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게 됐고, 갤럭시노트9을 통해 용량을 늘려도 되겠다고 확신했습니다. 안전성과 용량이 개선된 배터리를 꾸준히 준비할 것입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장 사장은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 다음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이같이 밝혔다. 갤럭시노트9은 6.4인치 대화면, 최대 1TB 메모리 등 역대 시리즈 중 멀티미디어 사용에 가장 최적화되면서 배터리 용량도 4천밀리암페어시(mAh)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2016년 배터리로 인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를 겪은 이후 후속작인 갤럭시노트8의 배터리 용량을 기존 3천500mAh에서 3천300mAh로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배터리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덜어내고 대용량 배터리를 통한 기술 리더십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8가지 안전성 체크 포인트를 발표하고 부품을 받아 해체 분석까지 하면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이번 배터리는 (세계 안전 인증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UL의 평가도 거쳤고, 다음에 준비하는 배터리는 더 안전성이 진화된 제품으로 발전하게 될 거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배터리 자체 결함인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후 ▲'8 포인트 배터리 안정성 검사' 시스템 도입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등 여러 재발 방치책을 함께 발표했다.

삼성SDI도 배터리 안전성 확보를 위해 1천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안정성 검사 단계와 검증 인력을 늘리고 전문성 높은 외부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삼성 갤럭시노트7 테스팅 랩 모습.(사진=삼성전자)

또 플래그십 모델뿐 아니라 중가 모델에도 현 수준을 뛰어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고 사장은 "특히 대용량 배터리를 중급인 갤럭시A 시리즈에도 탑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5천mAh 등 대용량 배터리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중국 제조사들을 의식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중국업체들은 배터리, 카메라, 대화면 등 특정 요소를 강조해 주목을 이끄는 전략으로 공격적으로 주요 시장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선두를 점하기 위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샤오미에게 인도 시장 1위를 내줬다. 고동진 사장은 이에 대해 순위보다는 매출액을 중요한 성과로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중국 업체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면 중가 스마트폰에도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하반기 해당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고 사장은 "지금까지 플래그십 모델에 60~70% 집중했는데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은 플래그십 비중이 굉장히 작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초부터 중가대와 보급형 모델에도 필요하면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먼저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내부 조직도 바꿨고 한 두 달 안에 이 전략의 일환인 중가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다"라며 "경쟁력을 높인 제품으로 굳건한 1등 자리를 지키겠다. 이 전략은 지난 2~3월에 인도에서 거래선들과 직접 간담회를 하며 요청사항을 1시간 내내 들으며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갤럭시노트9 언팩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최초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비췄다. (사진=삼성전자)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도 포기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한 때 1위를 하며 입지를 키웠지만, 0%대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하며 한 자릿수 초반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수 업체들간의 경쟁이 심화에 따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라잡기 어려워졌으며,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당시 뒤늦은 조치로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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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은 "중국에서의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은 굉장히 어려워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지난 1년 넘게 리테일을 정비하는 등 새로운 조치는 다 했다고 본다"며 "나아지는 시그널을 조금씩 보고 있고 내년에는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달 한 번씩 중국을 가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 절대로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출장에서 샤오미 등 현지 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고 사장은 "휴대폰 사업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부품만 쓰는 건 아니지만 내부에서도 관계사에 미치는 영향이 꽤 있다"며 "부회장님 자주 만나고 (제게) 무선사업부가 잘 돼야 다른 데도 좋지 않겠냐는 격려의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비즈니스 세세하 부분 보다 잘 부탁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전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