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올림, '직업병 보상' 중재에 합의…조정 재개

24일 중재합의서 서명…"늦어도 10월까지 최종안 발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7/24 12:28    수정: 2018/07/24 12:28

10년 넘게 이어진 반도체 직업병 보상 문제가 삼성전자와 시민단체의 합의를 통해 사실상 '완전 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측의 분쟁을 중재하는 조정위원회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까지 최종 중재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조정위 3자는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 방식 합의서'에 서명했다.

서명식엔 조정위원회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을 비롯해,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와 황상기 반올림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양측의 합의가 진행됨에 따라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근무했던 고(故) 황유미 씨의 사망으로 인해 촉발된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11년 만에 해결 절차를 밟게 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반도체 직업병 보상' 중재 방안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황상기 반올림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상무. (사진제공=뉴스1)

김 위원장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중재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중재안이) 삼성 반도체나 반올림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보고 불확실한 영역의 직업병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의 새로운 기준이나 방안을 수립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위에 따르면 중재안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진행한 지원·보상방안과 함께, 사안의 쟁점과 양측의 요구사항을 자세히 파악한 뒤 도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부문장을 대신해 서명식에 참석한 김선식 전무는 "삼성전자는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고, 또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해 중재 수용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고(故) 황유미 씨 부친인 황상기 반올림 대표도 "지난 10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게 안타깝지만, 이제라도 직업병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매우 다행인 일"이라며 "조정위 분들을 비롯해 여러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감사드린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이어진 반도체 직업병 보상 문제가 삼성전자와 시민단체의 합의를 통해 사실상 '완전 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조정위는 다음 달과 9월, 두 달간 중재안 내용 마련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종 중재안 발표는 늦어도 10월 중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재안이 도출되면 이후 양측의 합의 이행에 따라 피해자 보상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새로운 중재안에는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재발 방지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사회공헌 방안 ▲반올림 농성 해제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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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 관계자는 "아직 양측의 견해차가 있고, 복잡하게 얽힌 쟁점들이 상존해 최종 중재안 마련이 쉽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과 반올림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중재안을 끌어내기 위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중재방안 가운데 제일 먼저 이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건 반올림 농성 해제다. 반올림 측은 다음날인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해제하는 농성해단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