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네 번째…봇물 터진 현대차 미래 투자

카셰어링·완전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산업 대비

카테크입력 :2018/07/04 16:41

현대자동차가 올해 들어 네 차례 이상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신규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들 투자들은 공통적으로 카셰어링, 완전 자율주행차 사업 등 미래차 산업과 연관됐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간을 벌고 미래차 산업을 놓치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1월 11일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서비스 선두 업체 ‘그랩'에 투자했고, 5월 16일 미국 레이다 장치 전문 스타트업 ’메타워이브‘ 투자에 나섰다.

현대차의 투자는 하반기에도 멈추지 않았다. 3일 이스라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 업체 ‘오토톡스’ 투자를 결정한데 이어 4일에는 호주 카셰어링 업체 ‘카 넥스트 도어’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차는 그랩 투자로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의 전기차 또는 친환경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카 넥스트 도어 투자로 2020년 호주에 i30 차량을 기반으로 한 첨단 ICT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 선도화를 위해 지난 1월 4일 미국 자율주행차 전문 기업 오로라와 동맹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현대차가 미국판 모빌아이로 불리는 메타웨이브 투자를 단행한다. (사진=현대차)

지난해 설립된 오로라는 구글 자율주행차 기술 총 책임자 출신 크리스 엄슨, 테슬라 오토파일럿 총괄 출신 스털링 앤더슨, 우버 인식기술 개발 담당 출신 드류 배그넬 등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은 업체다.

현대차는 오로라와의 동맹 관계 구축에 만족하지 않았다. 좀 더 정교한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 구현을 위해 메타웨이브와 오토톡스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메타웨이브는 ‘미국판 모빌아이’로 불릴 정도로 자율주행차용 레이더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춰온 전문 기업이다. 현대차는 이 기업이 기존 레이더 대비 정확도와 사물 인지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차세대 레이더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1층 로비에 나란히 전시중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사진 왼쪽)와 넥쏘 수소차(사진 오른쪽) (사진=지디넷코리아)

오토톡스는 지난 2008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돼 V2X(Vehicle to Everything, 차량과 모든 사물간) 통신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또 통합 유무선 네트워크 제어 기술과 첨단 보안 솔루션이 적용된 차량용 통신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커넥티드 카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통신 칩셋(반도체 집적회로)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계속되는 해외 유망 업체 투자는 현장형 근무를 추구하는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국내 및 해외 출장을 적극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최대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 현장을 찾아 최신 기술을 습득, 체험하면서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이끌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라는 뜻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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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지배구조 개편 좌초로 인해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미래차 산업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현대차는 앞으로 글로벌 업체와의 투자와 협력을 통해 자체적인 미래차 '합종연횡' 전략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해외 스타트업 투자와 함께 아우디와의 수소차 개발 분야에서 협력해 친환경차 시장 활성화도 이끈다는 전략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