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합의문 'with prejudice' 무슨 뜻?

"같은 내용으로 또 다시 소송 제기않는다"는 의미

홈&모바일입력 :2018/06/28 13:33    수정: 2018/06/28 13:3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with prejudice가 무슨 뜻?”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특허 분쟁이 합의로 종결됐다고 선언했다.

이날 루시 고 판사가 공개한 두 쪽 분량 문건 중 합의 관련 내용은 8줄로 돼 있다. 삼성과 애플이 남아 있는 모든 요구 사항들을 취하하고 소송 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했다는 게 문건의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이번 문건에서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두 회사 소송 취하 조건이 ’with prejudice’란 내용이다.

prejudice는 흔히 ‘편견’이란 뜻을 지닌 단어로 알려져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의 원제목도 ‘Pride and Prejudice’다.

삼성과 애플이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법원 문건. 합의문 중에 'with prejudice'란 단어가 눈에 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법률 용어로는 ‘(권리) 침해, 손해, 불이익’ 등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두 회사 합의 문건에 있는 ‘with prejudice’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두 당사자가 소송 취하 합의를 할 땐 ’without prejudice’와 ‘with prejudice’ 두 가지 방식이 있다.

’without prejudice’일 경우엔 합의 내용이 이번 건에만 적용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추후 다른 상황에서 같은 내용으로 또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권리 침해’ 없이 소송을 취하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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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with prejudice 조건으로 할 경우엔 다시는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한다. 합의한 사항에 대해선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완전히 포기한다는 뜻이다.

삼성과 애플의 합의 문건엔 ’with prejudice’라고 돼 있다. 두 회사는 앞으로 이번 소송에서 제기했던 내용들을 갖고 별도 소송을 다시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