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군산공장 폐쇄'...위기의 국내 車 산업

[자동차 결산 3] "미래차 산업 경쟁력 높여야"

카테크입력 :2018/06/25 16:21    수정: 2018/06/25 16:25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가는 순간이 많았다. RV(레저용 차량) 판매량 증가 효과가 뚜렷했고,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도입 등으로 친환경차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군산 지역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산업 위기론이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실패로 미래 자동차 산업 준비 차질이 예상되는 등의 어려움도 따랐다.

상반기 자동차 산업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1. 2018년 상반기 국내 車 시장 ‘RV 천하’

2. 장거리 순수 전기차 시대 개막

3. 'GM 군산공장 폐쇄'...위기의 국내 車 산업

한국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라는 본사 결정이 내려지면서 상반기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한국GM은 군산공장 가동률 자체가 최근 3년간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폐쇄 결정을 내렸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하면서 노사간의 갈등이 최정점에 달했다.

한국GM은 올초부터 철수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말리부, 트랙스, 스파크 등 주력으로 내세워야 할 차량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군산공장 뿐만 아니라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한국GM의 철수설이 공장 폐쇄 결정까지 이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19일 범정부적인 차원의 총력 대응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문했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 이후로 한국 철수까지 단행한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GM 부평공장 서문 풍경 (사진=지디넷코리아)

대통령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한국GM 군산공장 사태는 약 두 달동안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노조는 2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루 아침에 공장을 폐쇄한다는 후안무치한 지엠자본(GM 본사를 지칭), 지엠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결과적으로 한국지엠 적자 경영 사태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비열한 행태에 분노를 금치못하며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한국GM 노사간 갈등과 회사 존폐 위기는 지난 4월 23일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를 통해 타결이 됐다.

한국GM이 발표한 노사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미래발전 전망 관련' 분야에 SUV와 CUV 차량 배정 확정 문구가 담겨 있다.

우선 한국GM 부평공장은 내수 및 수출 시장용 신형 SUV를 배정받고 향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또 창원공장에도 내수 및 수출용 신형 CUV를 배정받게 된다.

한국GM은 5월 10일 GM 아태지역본부 설립 발표에 이어 5월 23일 더 뉴 스파크 출시, 7일 중형 SUV 이쿼녹스를 출시하는 등 다시 회생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쉐보레 이즈 백(Chevrolet is back)'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마케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이쿼녹스, 크루즈 차량 가격 책정 문제 등 여러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GM 이쿼녹스 (사진=한국GM)

■지배구조 개편 실패 겪은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상반기 지배구조 개편안이 좌절되면서 혼돈의 시기를 보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관련 정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서로 분할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개편안이 진행되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핵심부품과 기술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집중할 수 있고, 현대글로비스는 미래 자동차 서비스 사업을 진출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골자였다.

하지만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Elliott Management Corp. 회장 폴 싱어)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등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에 나서면서, 부담을 느낀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사드 등 대외적인 이슈로 인해 자동차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는 2017년 내수 시장에서 전년(2016년) 대비 4.6% 오른 68만8천939대를 판매 기록을 세웠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8.2% 하락한 381만5천886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하락한 450만4천825대를 나타냈다.

기아차는 쏘렌토 등의 RV 효과를 거뒀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2.5% 하락한 52만1천550대,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9.0% 하락한 222만4천638대 판매 기록을 나타냈다. 전체 판매량은 7.8% 떨어진 274만6천188대다.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한 미래차사업 역량 강화였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앞서 호소문을 통해 "미래차 사업 대비를 위해서는 분할합병 과정이 필수"라고 호소하는 등 관계사 임원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현대차그룹은 분할합병 계약 해제와 관련해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며,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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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1층 로비에 전시된 신형 싼타페 TM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 이행 실패의 아픔을 겪었지만, 지속적으로 신차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하는 등 미래차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은 업체 운영 리스크 없이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의 입장에 놓이고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 노사간의 협력이 우선시 되어야 미래차 산업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