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4K 디스플레이, 진짜 4K 아니다"

초기 제품 중 RGBW 패널 쓴 제품 상당수

홈&모바일입력 :2018/04/04 16:58    수정: 2018/04/04 17:03

PC 제조사들이 2015년부터 게임용 노트북 등 프리미엄 제품에 4K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초창기 출시된 제품 중 상당수가 RGBW 방식 4K 패널을 탑재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일반 소비자들이 관련 정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

■ "4K 노트북, 진짜 4K가 아니다"

지난 1일 해외 노트북 전문 매체인 노트북체크는 "4K UHD 패널을 달았다고 광고하는 13·15인치 노트북 중 상당수가 RGB 픽셀이 아닌 RGBW 픽셀로 화면을 구성해 실제 체감 해상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RGB 4K 패널과 RGBW 4K 패널 비교. (사진=노트북체크)

노트북체크의 설명은 이렇다. 일반적인 LCD 패널은 한 픽셀(화소)을 구성할 때 빛의 삼원색인 R(레드), G(그린), B(블루)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RGBW 패널은 R, G, B 이외에 별도로 백색광을 내는 픽셀인 W(화이트)가 추가로 들어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패널에서 화소 하나씩을 선택하면 RGB-WRG-BWR-GBW 등 빛의 삼원색 중 하나가 빠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체감 해상도나 선명도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제조 원가 낮추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

이같은 주장에 대해 디스플레이 제조사 관계자들은 "RGB 픽셀에 비해 떨어질 수 있는 화질이나 색감 문제도 이미 충분히 해결된 상태다"라고 반박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받는 노트북 제조사가 이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5인치, 13인치 등 화면 크기가 작아질 수록 좁은 면적에 화소를 밀집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고 오히려 RGBW 구조가 양산에 유리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RGBW 4K 패널을 쓰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바로 제조 단가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4일 "RGBW 픽셀을 쓰는 가장 큰 원인은 같은 제조 원가를 유지하면서 휘도를 올리거나, 혹은 기존 휘도를 유지하면서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 소비자에게 주어지지 않는 선택권

노트북 제조사는 원가나 가격, 혹은 제품 포지션에 따라 어떤 패널을 탑재할 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실제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는 관련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RGBW 방식 4K 패널을 탑재한 에이수스 젠북 프로 UX501VW-DS71T. (사진=에이수스)

노트북체크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이수스, HP, 레노버, MSI 등 여러 제조사 제품에 RGBW 4K 패널이 탑재되어 있다.

에이수스코리아는 "현재 판매하는 모델 중 4K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은 ROG GX800VH 뿐이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패널의 정확한 제원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MSI코리아 역시 "해상도 이외의 구체적인 제원은 제품 출시 나라마다 달라질 수 있어 별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RGBW 4K 노트북 패널, 시장서 실패했다"

그러나 RGBW 패널을 쓴 4K 노트북은 앞으로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제이슨 수 수석연구원은 "노트북용 RGBW 패널은 RGB 방식 패널보다 최대 25% 가량 제조 단가가 낮아 자주 쓰였지만 현재는 공급되지 않는다. (UHD TV와 달리) 노트북 시장에서는 잘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이슨 수 수석연구원은 또 "프리미엄 노트북용 4K 디스플레이 패널은 성장중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전력 소모가 성장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노트북용 4K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단점으로 전력 소모가 꼽힌다. (사진=씨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