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바다 럭시 대표 “택시업계 갈등, 빨리 끝나야”

“기존 대중교통시스템 상생·보완 역할 집중”

인터넷입력 :2018/01/22 15:45    수정: 2018/01/22 17:48

“카풀앱 럭시는 대중교통시스템의 보완과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택시업계와 다투지 않는 방식으로 시장에 연착륙하도록 하겠습니다.”

승차공유(카풀) 서비스인 럭시의 최바다 대표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택시업계와의 갈등에 화해와 협력의 손을 내밀었다.

택시와 같은 기존 대중교통시스템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 상생과 보완의 역할로서 럭시를 운영해 나간다는 약속이다.

■ ‘출퇴근 시간선택제’로 촉발된 택시 업계와의 갈등

최근 스타트업 업계는 규제에 가로막힌 카풀 서비스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기존 교통 시스템에 커다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유연한 카풀 서비스 운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고정되지 않은 출퇴근 문화에 맞춰 , 기존 카풀 서비스의 이용시간을 특정시간대로 제한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주장이다.

풀러스가 출퇴근시간 선택제를 시행하면서 택시 업계의 반발이 본격화 됐다.

실제로 카풀앱 업체인 풀러스는 지난해 11월 출근시간(오전 5시~11시)과 퇴근시간(오후 5시~오전 2시)에만 운영하다, 운전자가 하루 4시간씩 출퇴근 시간으로 설정한 뒤 일주일 중 닷새를 서비스 이용 시간으로 설정하도록 한 '출퇴근시간 선택제' 시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자 택시 업계는 출퇴근시간 선택제가 도입된 풀러스를 불법 유상운송행위로 규정, 강력 규탄했다. 또 서울시는 풀러스의 출퇴근시간 선택제를 불법으로 보고 고발 조치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한마디로 택시 영역을 침범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4차산업혁명혁신위원회는 스타트업 업계와 택시 업계가 원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끝장토론을 벌이려 했지만 택시 업계 불참으로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택시업계 반발이 커지면서 성장 곡선을 그리던 럭시는 갑작스런 사용자 감소의 피해를 입었다. 풀러스처럼 이용시간 범위를 확대하지도 않았고, 하루 이용 횟수도 제한돼 있지만 택시업계가 보기엔 풀러스나 럭시나 똑같은 공격 타깃일 뿐이었다.

■ 럭시 “풀러스 사태 이후 이용자 감소...투자자도 불안”

최바다 럭시 대표.

이에 최바다 럭시 대표는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럭시는 택시와 같은 기존 대중교통시스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는데, 출퇴근 시간선택제 시행으로 불필요하게 택시 업계의 반발을 사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는 카풀 서비스가 우버처럼 빠르게 될 거라 생각 안했어요.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마케팅 비용 탓에 적자인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사용자를 만들 필요는 없어요. 풀러스 사태 이후 사용자들이 도대체 불법이냐 합법이냐 걱정하면서 트래픽도 많이 빠진 상태입니다.”

최 대표는 카풀 서비스의 이용 시간을 확대하지 않고 출퇴근 시간 때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발생되는 교통난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택시 업계와 거듭 대릭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기껏 창업하라고 해서 어렵게 왔고, 50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기존 산업체의 내거티브 전략에 확 쏠려서 하다 마는 건 말이 안 돼요. 저희 아버지도 택시 업을 10년 이상 하고 계세요. 택시 회사는 배부르지만, 택시기사는 어려워요. 정부가 어느 한쪽 얘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조언과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 “양보와 상생으로 택시 업계 대화 이끌어 내야”

최바다 대표는 택시 업계와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스타트업 쪽에서도 일부 양보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출퇴근 시간을 짧게 하거나, 드라이버 연령 제한을 두는 방식 등 뭔가를 상대 쪽에 제시하고 대화를 모색해야지, 무작정 택시 업계를 몰아 붙여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2016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럭시는 지난 달 기준 탑승자 50만 명, 매칭건수 400만, 운전자 23만 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현대차그룹으로부터 5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받아 다른 투자자그룹 포함누적 170억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는 현대차와 같이 성장을 위한 다양한 중장기 계획을 협의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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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시와 현대차가 함께 하는 '카풀 이웃으로 내 차 만들기' 프로그램.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바다 대표는 현재의 갈등이 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도 중요하지만 기존 세력과의 관계도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접근해야 된다는 시각이다.

“럭시는 600만원 자본으로 시작해 300억~400억 기업 가치 평가를 받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어요. 현대차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고 나서 카카오나 네이버와 협력하는 방안을 계획했는데, 택시 업계와의 갈등으로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입니다. 누굴 만나도 사업 계속 할 수 있는 거냐 묻습니다. 혁신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비용과 기존 세력과의 상생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에서 앞으로 저희는 기존 카풀업체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