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전실 해체 후 첫 인사…승진폭 최소화

스마트폰·가전 부문서 예년 절반 수준…DS 부문은 12일 예정

디지털경제입력 :2017/05/11 14:31    수정: 2017/05/11 14:49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5개월 간 미뤄왔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와 총수 구속, 미래전략실 해체 등으로 멈춰선 경영 시계를 다시 작동시키기 위한 첫 단추로 예년과 비교해 최소한의 수준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11일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등 세트부문에 대한 임원인사와 주요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삼성 계열사에서 이뤄진 첫 임원인사다.

그 동안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매년 12월 말 사장단 인사 이후 임원인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 여파로 올해 인사는 5개월 가량 연기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실시하지 못한 인사를 더 이상 지체할 경우 조직의 신진대사가 저하될 것을 우려해 이번 인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면서 "그런 만큼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인사가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상대로 임원 인사폭은 크지 않았다. 세트부문에서는 부사장 승진자 6명, 전무 승진자 11명, 상무 승진자 30명, 전문위원 승진자 5명, 마스터 선임 2명 등 총 54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세트 부문만 놓고보면 예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승진자가 최소화됐다.

그룹 차원에서 단행된 마지막 임원인사인 지난 2015년 12월 인사에서 부품과 세트를 합쳐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자 규모는 부사장 14명, 전무 30명, 상무 91명 등 135명이었다.

부사장 승진자로는 김석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팀장, 김정환 중남미총괄, 이상훈 생활가전사업부 메카솔루션팀장, 이재승 :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홍현칠 서남아총괄, 황정욱 무선사업부 글로벌 H/W개발팀장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는 외국인 2명(조셉 스틴지아노 전무, 존 헤링턴 상무)과 여성 2명(이애영 상무, 이혜정 상무)도 포함됐다.

사업부와 해외지역에 대한 주요 보직인사도 이뤄졌다. 최경식 부사장이 새롭게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게 됐고, 기존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았던 이상철 부사장은 동남아총괄로 이동했다. 이영희 부사장은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과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겸임한다. 중국총괄에는 권계현 부사장이, 중동총괄에는 명성완 전무가, 북미총괄 SEA법인장에는 팀백스터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이돈태 전무는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내부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이르면 12일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DS) 부문에 대한 인사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두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도체 부문 승진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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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적인 사장단 인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 2월 삼성SDI만 조남성 사장이 물러나고 전영현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삼성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인사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각사 자율 경영이 이뤄지는 만큼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에서도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임원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