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라인, 차원 다른 ‘AI비서’ 쏟아낸다

AI 플랫폼 ‘클로바’-가상홈 로봇 ‘게이트박스’ 주목

인터넷입력 :2017/03/02 11:28    수정: 2017/03/02 17:30

출시 계획만 알려졌던 네이버와 라인의 인공지능(AI) 비서의 실체가 공개됐다.

두 회사는 음성인식 뿐 아니라 시각을 비롯한 다양한 인간의 감각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주 활동 무대인 일본 ‘오타쿠’ 문화를 겨냥한 제품 출시와 협력까지 성사돼 큰 기대를 모은다.

■ 네이버-라인, 오감 활용 AI 플랫폼 ‘클로바’ 공개

네이버-라인, AI 스피커 '웨이브'

네이버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라인과 함께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프로젝트(프로젝트 J)를 공개했다. 양사의 AI 플랫폼 명칭은 ‘클로바’(CLOud Virtual Assistant)로, 인간의 오감을 활용한 AI 플랫폼을 지향한다.(▶관련기사 보기)

클로바는 네이버랩스의 아미카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음성인식 AI 엔진, 비주얼인식 AI엔진, 대화형 엔진 등 다양한 AI 기술들이 총 집결된 통합 AI 플랫폼이다.

이날 네이버-라인은 올 초여름 한국과 일본에 스마트 스피커 ‘웨이브’와, 올 겨울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클로바가 네이버와 라인이 가진 AI 기술력을 총집합한 개념이라면, 웨이브나 페이스는 이 기술을 실제 사물로 구현한 제품이다.

웨이브는 말로 대화를 나누고, 뉴스와 날씨, 주식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성인식 기반의 AI 스피커다. 집에 있는 전등이나 가전기기를 켜거나 끌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클로바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

현재 국내에 출시된 SK텔레콤의 ‘누구’나, 구글의 AI 비서 ‘구글홈’, 아마존의 ‘에코’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단,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바꾸는 자연어 처리(NLU) 기술,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 기술, 검색엔진 기술 등에서 한국과 일본에 최적화된 성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는 웨이브의 기능을 기본 제공하면서, 기기에 탑재된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거나 상황에 따라 캐릭터가 사람처럼 표정을 바꾸는 기능이 담길 것으로 추정된다.

■ 일본 ‘오타쿠’ 문화 겨냥한 가상홈 로봇 출시

네이버와 라인의 모바일 서비스와 AI 기술이 결합될 것으로 기대되는 또 하나의 제품은 가상홈 로봇 ‘게이트박스’다. 오늘 두 회사는 가상홈 로봇 기술 협력을 위해 게이트박스를 개발한 윈클의 지분 절반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시킨 소식도 전했다.(▶관련기사 보기)

게이트박스는 지난해 SNS에서 동영상이 공유되면서 “인공지능 비서란 이런 것이다”라는 평을 들을 만큼 유명세를 탄 기기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겨냥한 제품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게이트박스 영상보기)

게이트박스는 최신 프로젝션 기술과 센싱 기술이 결합함으로써 원통 모양의 기기에 홀로그램 캐릭터를 띄워준다. 사용자는 해당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거나, 날씨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사용자가 밖에 있을 때는 게이트박스 캐릭터와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등 교감할 수 있다. 캐릭터는 대화 내용에 따라 삐지거나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아울러 주인이 집에 도착할 때쯤이 되면 집안에 있는 불을 켜고, 마중 나가는 포즈를 취한다.

양사는 윈클의 기술 개발력과 노하우를 살리면서 네이버-라인의 클라우드 AI 플랫폼 클로바를 활용한 가상홈 로봇의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양사가 개발한 더욱 진화된 게이트박스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인의 인기 캐릭터인 ‘라인프렌즈’나, K팝 스타를 활용한 캐릭터를 게이트박스에서 내 개인비서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나아가 올 겨울 출시 예정인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에 윈클의 기술이 접목될지도 주목된다.

■ 음향 가전사, 장난감 제조사 협력 제품도 기대

소니가 공개한 음성인식 기반 무선 이어폰 '엑스페리아 이어 오픈스타일 콘셉트'(사진=소니)

이 밖에 네이버-라인은 일본 최대 가전 회사인 소니와, 일본 장난감 제조사인 다카라 토미 등과도 손을 잡고 클로바를 접목시킨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용자 의사소통이 가능한 AI 기술들이 소니 스피커, 다카라 토미 장난감에 적용돼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27일 소니는 MWC 2017에서 "엑스페리아 스마트기기에 탑재된 소니 에이전트 기술과 라인이 보유한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 간 협업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보기)

소니는 이날 엑스페리아 에이전트 기반 무선 이어폰인 '엑스페리아 이어 오픈스타일 콘셉트'를 선보였다.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는 음성명령과 머리를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반응해 가상비서역할을 수행한다. 엑스페리아 이어가 더 정교하게 사용자의 음성이 뜻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여러 가지 반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라인이 가진 기술이 도입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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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라인은 오는 여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웨이브라는 클로바 기반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니, 윈클, 다카라 토미 등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AI 스피커뿐 아니라 여러 가지 기기와 서비스들을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초기에는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 일본에 먼저 클로바를 선보인 뒤 점차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 스마트 기기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축하며 플랫폼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