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명섭 대표 “똑똑한 여기어때 기대해”

숙박 검색·예약에서 앞으론 똑똑한 ‘추천’ 까지…

인터넷입력 :2017/02/19 13:58    수정: 2017/02/20 09:10

모텔 검색 서비스에서 종합숙박 플랫폼으로 변신한 ‘여기어때’가 앞으로는 사용자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좋은 숙소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진화한다.

사용자들에게 “모텔 찾을 땐 여기어때”로 각인된 만큼, 이제는 “내가 원하는 좋은 숙소를 편하게 찾아주고 추천까지 해주는 여기어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다.

또 회사는 고객 경험을 끌어올리는 것 못지않게, 직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과 근무 여건도 개선할 예정이다.

약 1년 반 만에 찾아간 여기어때 가산디지털 단지 사무실은 예전과 달리 늘어난 가족들로 북적였다. 예전에는 70~80명 수준이던 직원이 현재는 200명 선까지 늘어나다 보니 공간이 꽉 찬 것이다. 따로 마련돼 있던 대표 방은 커뮤니케이션실이 들어섰다. 공간이 부족해진 탓도 있겠지만, 직원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고자 한 대표의 의도다.

■‘좋은 숙박’, ‘고객의 행복한 시간’ 고민

심명섭 여기어때 대표.

오랜만에 만난 심명섭 대표의 고민도 예전과 달랐다. 이전에는 투자 유치 직전이라 회사를 어떻게 다시 세팅하고 키울까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좋은 숙박’, ‘고객의 행복한 시간’을 여기어때를 통해 어떻게 구현할까 하는 고민이 깊었다. 여러 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던 과거와 달리, 오로지 여기어때 하나만 깊이 몰두하는 인상을 받았다.

“숙소를 예약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요. 예약하기 직전에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감도 있어요. 청결, 서비스, 가격 등 불안 요소가 있기 때문이죠. 가족, 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여기어때에 컨시어지와 같은 서비스를 해보면 어떨까 구상 중이예요.”

여기어때는 원조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야놀자와 자주 비교된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1위 자리가 서로 뒤바뀌는 관계다. 경쟁사로서 오묘한 신경전도 벌인다.

“관심 없이 보면 여기어때는 야놀자랑 비슷해요. 기능이 대부분 같기 때문이죠. 그런데 세 번 이상 사용해보면 여러 요소에서 차이가 납니다. 특히 최저가 보상제와 같은 혜택에서요. 편의성에 놀라고, 정책적으로도 편한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호텔 여기어때의 경우는 성수기와 비성수기 가격차도 없앴습니다.”

■챗봇 도입…사용자 취향까지 파악

3월 중 챗봇 기능이 들어간다.

여기어때가 비장의 무기로 키우는 서비스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다음 달 추가될 예정인 챗봇 서비스다. 사용자가 지역과 인원 등을 채팅창에 입력하면 알맞은 숙소를 찾아주는 방식이다.

초기 버전은 기존에 여기어때가 갖고 있는 정보 내에서 가장 알맞은 결과 값을 제시하지만, 향후에는 더 세세한 정보를 토대로 넷플릭스가 알맞은 영화를 추천해주듯 사용자 취향에 맞는 숙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초기 버전은 매우 기본적인 기능만 선보여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어때 챗봇 서비스는 3단계로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1단계는 채팅을 통해 숙소 검색이 되네, 재미있네 정도라면 2단계는 추천을 통한 숙소 선택의 편리함을 제공할 겁니다. 이 때가 되면 사용자가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서비스로 발전할 거예요. 마지막 3단계는 넷플릭스 영화 추천이나 아마존 에코처럼 여기어때가 날 알아본다는 수준까지 기능이 향상될 겁니다. 조만간 빅데이터 전문가가 최고기술책임자로 합류할 텐데, 그만큼 저희 챗봇도 점점 발전하겠죠.”

나아가 심명섭 대표는 좋은 숙소 검증을 위해 숙소별 자체 별점을 도입할 계획도 있다. 호텔에 등급이 있듯, 자체 검증단을 꾸리고 정확한 숙소 등급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단,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손님과 똑같은 입장에서 숙소를 점검하고 평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상반기에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재무 걱정 無”…직원 복지, 자부심에 투자

여기어때는 종합 숙박앱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고자 TV, 버스 광고 등을 많이 했다.

일각에서는 여기어때가 과도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할 것이란 말이 있다. 또 광고로 이용자 수는 늘었을지 모르지만 매출이나 수익면에서는 경쟁사 대비 약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상대 회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 얼마든지 트래픽 역전이 가능하다는 비아냥거리는 얘기도 있다. 어느 부분은 갑자기 커버린 여기어때에 대한 시기어린 질투 같기도 하다. 심 대표는 예상된 질문인 듯 덤덤히 답을 이어나갔다.

“작년 7월 2차 투자금으로 200억을 받은 뒤 12월부터 이달까지 종합 숙박을 알리기 위해 사용했어요. 큰 캠페인은 이번 달로 마감됩니다. 나름 성공도 했고요. 현재까지 투자 유치 계획은 없고, 내년이나 그 다음 해가 상장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월 매출은 광고와 예약 매출 합산하면 30억원인데, 지난해 25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올해는 800억 매출에 영업이익 100억이 목표입니다. 2018년이 되면 매출 1천억을 넘기게 될 겁니다.”

심명섭 대표는 직원 복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작은 조직일 때는 직원들이랑 종종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구성원이 늘면서 직원 개개인에 대한 생각을 듣고 반영할 기회가 줄어 최근 ‘올핸즈’라는 직원과의 소통 창구도 열었다. 직원들이 정해진 시간에 SNS에서 익명으로 대표에게 건의사항을 내면,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이 이를 듣고 고민한 뒤 답을 해주는 방식이다.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복지 혜택도 강화할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급여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요. 직원들의 자부심과 만족도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그 위에 교육이 입혀지고, 브랜드도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이 올핸즈를 통해 좋은 질문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좋은 질문이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어때는 4월, 현재 가산디지털단지 사무실을 9호선 삼성중앙역 인근 신축 건물로 옮긴다. 직원들을 위해 구내식당을 만들고, 하루세끼 무료 식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팀과 개인별로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규정한 뒤 추후에는 자율출퇴근제도도 검토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직원들에게 보다 쾌적한 근무 환경과 여건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회사 목표는 당분간 숙박 브랜드 1등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CEO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여기어때가 되겠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오로지 여기어때 서비스 고도화에 올인하고, 좋은 숙소와 고객의 행복한 시간에 대한 고민에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도 꼼꼼히 챙기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