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다시 보수성향으로 회귀하나

도널드 트럼프, 공석인 대법관에 닐 고서치 지명

홈&모바일입력 :2017/02/01 18:16    수정: 2017/02/02 08:3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지난 해 2월 안톤 스칼리아 사망 이후 공석이던 연방대법관에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제10 순회항소법원 판사가 지명됐다.

대법원 전문 사이트 스카터스 블로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고서치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고서치 판사는 지난 2006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제10 순회항소법원 판사에 임명됐다. 콜로라도 주 덴버에 있는 제10 순회항소법원은 콜로라도 주를 비롯해 유타, 뉴멕시코, 와이오밍, 캔자스시티, 오클랜드 주 등을 관할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고서치 판사가 지난 해 2월 사망한 스칼리아 대법관과 비슷한 성향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를 공석 중인 미국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했다. (사진=씨넷)

경제 전문 사이트 쿼츠는 “고서치 판사가 인준을 통과할 경우 멋진 글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줄 법정 의견서를 많이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고서치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 공화당엔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스카터스블로그는 “고서치 판사가 상원 인준을 무사히 통과할 경우 공화당 상원의 엄청난 승리”라고 분석했다.

■ 고서치, 상원 인준 통과 만만치 않을 듯

미국 대법원은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다. 대법관들은 종신재직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망하거나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자리를 지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관들은 사퇴 시기를 택할 때도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민주당 출신 대통령 임기 중 사임하는 반면, 보수 성향 법관들은 주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 때 사임을 한다.

하지만 지난 해 보수 성향의 스칼리아 대법관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 지명권을 행사할 경우 진보 쪽으로 무게 추가 쏠릴 가능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시선을 의식해 온건 중도 성향인 메릭 갈랜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을 스칼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미국 대법원 판사들. 앞줄 가운데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왼쪽에 있는 사람이 지난 해 별세한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이다. (사진=미국 대법원

하지만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준청문회를 거부했다. 명목상으론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권 행사를 문제삼았지만 실제론 보수 성향 대법관 지명을 위한 조치였다.

한 동안 보수 쪽이 우세했던 미국 대법원은 지난 해 스칼리아 대법관이 사망한 이후 진보 대 보수가 4대 4로 균형을 맞췄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보수 쪽이 숫적인 우세를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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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서치 대법관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100명의 의원 가운데 6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 의석은 52석에 불과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