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부회장 "QLED? 결국 LCD일 뿐"

애플 공급 물량 감소에는 "中 고객사 확대로 충격 상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1/05 10:00    수정: 2017/01/05 12:10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삼성전자가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아닌 퀀텀닷 TV에 QLED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용감한 행보인 것 같습니다.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경쟁사의 퀀텀닷 방식과는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퀀텀닷 시트 타입 제품도 결국 LCD의 한 종류기 때문에 시야각 등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7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간담회를 삼성전자 신제품 QLED와 올레드 간 경쟁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올해 TV 신제품인 '삼성 QLED TV'를 공개했다. 3세대 퀀텀닷 TV에 해당하는 신제품에 삼성전자는 메탈 소재를 새롭게 적용하면서 QLED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또 이례적으로 OLED TV와 비교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한상범 부회장은 "퀀텀닷 TV는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3세대로 진화하면서 휘도가 향상됐는데 이는 퀀텀닷 자체의 효율을 높인 덕분도 있지만 대부분 백라이트에 의해 좌우되는 부분"일면서 "기본적으로 퀀텀닷 시트를 붙이면 휘도가 20% 정도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도 "학계의 일반적 이야기는 퀀텀 자발광 소재인 경우를 QLED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쟁사가 QLED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 퀀텀 시트를 사용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올해도 OLED와 LCD의 투트랙 기조를 유지한다. 대형 OLED는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약 2배로 확대하고 동시에 6세대 중소형 P-OLED 생산을 개시하는 등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본격화한다. LCD 사업에서는 UH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강화하는 한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와 사이니지 등 신성장 사업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CES 기간 동안 LG디스플레이는 라스베가스컨벤션센터에 고객사 전용 특별 전시관을 마련하고 전략 제품들을 소개한다. 이 곳에서 LG디스플레이는 신제품인 '크리스탈 사운드 OLED' 패널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사운드 시스템을 패널에 내장해 OLED 화면에서 사운드가 직접 울려 퍼지게 만든 혁신적인 제품이다. 특히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OLED에서만 구현 가능한 신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크기는 UHD 55인치와 65인치 두 종류로 CES 2017에서 TV 제조사가 이를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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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부회장은 "TV가 점점 얇아지면서 TV 제조사들은 사운드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측면에 얇은 스피커를 달거나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보통 스피커가 별도로 있는 경우 화면 움직임과 소리가 따로 움직이기 마련인데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는 화면과 소리가 일치되는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OLED 사업의 경우 경우 올해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올해 아이폰 신모델에 처음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서 대부분의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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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부회장은 "구체적인 모델명은 알 수 없지만 올해부터 애플 모바일 제품에 플라스틱 OLED가 일부 탑재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는 물량이 경쟁사로 가면서 자사 공급량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신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중국 고객사들에 집중해서 충격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가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물량 공급에 비상이 걸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사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다만 개발 일정이 필요한 만큼 아직 구체적인 양산 시기나 물량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