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강화한다는 MS, 스카이프 개발인력 감원한 이유

본사 차원의 최신 협업 트렌드 대응-단일 클라이언트 개발 집중

컴퓨팅입력 :2016/09/22 14:07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아우르는 차세대 스카이프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도, 관련 엔지니어 직군 수백명을 오히려 내보내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주 MS가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 '스카이프'와 협업솔루션 '야머' 개발 부문의 엔지니어링 담당 직군 통합 일환으로 감원을 발표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인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지난 주초 세계 각지 인력 300명 가량을 감축한데 이어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220명 규모의 별도 감원 계획을 내놨다. 지난 7월말 공식 발표된 2천850명 감원 계획의 일환이다. 이번 감원 계획은 내년 6월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참조링크: Microsoft lays off hundreds of employees this week, largely in Redmond, London]

직후 외신들은 MS가 스카이프 앱에 이런저런 변화를 추진 중인 정황을 다뤘다. 한 매체는 윈도 PC 및 모바일 기기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메시징에브리웨어' 기능을 내달께 추가하길 했다고 보도했다. 새 기능은 단일 화면에서 인스턴트메신저와 모바일기기 단문메시지 형태를 모두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서 윈도10용 업데이트 테스트 버전에서 제공돼 왔다. 최근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엔 이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MS, 스카이프 PC-모바일 연동 기능 다음달 추가]

최근 스카이프에는 실시간 번역기능이 통합되기도 했다. 이미지는 번역기능 소개 영상 캡처.

MS소식을 주로 다루는 'MS파워유저'에서는 MS가 스카이프 앱의 브랜드를 활용해 기업용 협업서비스 '슬랙'과 경쟁하기 위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80억달러를 제시해 슬랙을 인수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자, 스카이프 개발팀을 통해 슬랙의 '채널'과 비슷한 기능을 얹으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외신들이 다룬 문자메시지 기능 추가도 그 일환으로 묘사됐다.

[☞참조링크: Exclusive: Microsoft working on Skype Teams, its own Slack competitor]

슬랙을 비롯한 최신 협업 메시징 및 팀 업무용 솔루션의 특징은 모바일과 PC 사용 시나리오를 유기적으로 이어 주는 기능과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MS도 스카이프에 이런 특성을 녹이기 위해 여러 사용자 단말과 플랫폼에 대응하고 이들을 서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PC용 스카이프 앱을 윈도뿐아니라 맥과 리눅스용으로도 만들었고, 2년전부터 웹기반 스카이프도 만든다. 스카이프 앱은 안드로이드, iOS, 윈도폰에 대응하는 모바일 버전으로도 나와 있다. 윈도10, 윈도10모바일, X박스에서 돌아가는 유니버설윈도플랫폼 기반 버전도 있다.

[☞관련기사: MS, 웹RTC 기반 리눅스용 스카이프 알파 공개]

MS는 수많은 운영체제(OS)와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스카이프 클라이언트 버전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럼에도 다수 스카이프 개발 인력이 포진했던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엔지니어 수백명을 내보내기로 한 이유는 뭘까. 힌트는 또다른 IT미디어 아스테크니카의 최근 보도다.

[☞참조링크: Microsoft shuts down Skype office in London as it develops yet another client]

아스테크니카 보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MS는 런던 사무실을 통합해, 직원을 시 외곽의 패딩턴 지역 새 사무실로 재배치하고, 그 일환으로 런던을 거점으로 삼았던, 스카이프와 야머 담당 등 일부 엔지니어 직책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MS는 개별 플랫폼에 돌아가는 앱보다는, 온갖 OS를 아우르는 단일 클라이언트를 만드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는 '스카이프 포 라이프(Skype for Life)'라는 코드명으로 불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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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간 온갖 플랫폼마다 제각각 만들어진 스카이프 앱의 현황도, 이런 회사측 결정에 작용한 요인 중 하나였다. 스카이프 협업 신기능은 미국 MS 본사에서 개발되고 있다. MS가 이 기능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스카이프 앱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기존 플랫폼별 스카이프 앱은 운영관리(maintenance) 체제로 넘기려 했다면, 런던 개발자 역할의 중요성은 자연히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MS의 차세대 스카이프 앱을 만드는 동시에 영국 엔지니어 감원을 단행한 배경엔 여러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단일 스카이프 앱을 만들고, 출시 준비 중인 슬랙 스타일의 채널이나 메시지 등 PC와 모바일 환경을 아우르는 최신 기능을 매끄럽게 통합하려는 구상이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플랫폼별로 상이한 최신 앱 출시 주기를 통합하고 일관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