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 하는 로봇…돈 맡겨도 될까

금융위,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추진'

인터넷입력 :2016/08/29 11:08    수정: 2016/08/29 23:10

손경호 기자

자동화된 분산투자 알고리즘을 활용해 소액투자자들도 낮은 수수료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테스트베드가 운영된다.

이곳에서 검증을 받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회사는 투자에 대해 사용자에게 자문하는 것은 물론 직접 투자를 대행할 수 있는 자격까지 주어진다.

29일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해 여러 관련 회사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이 가진 분산투자 알고리즘이 적절한지, 투자자 맞춤성, 법규준수여부, 시스템 운영 상 보안성과 안정성 등을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테스트베드는 분산투자, 투자자 성향 분석, 해킹방지체계 등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투자자문, 일임 등을 수행하기 위해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거친 회사들은 투자자에 대한 자문은 직접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일임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참여대상으로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문, 일임 등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스타트업, 관련 기술을 보유한 자문, 일임업자,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와 증권사 등이 연합한 컨소시엄 등이다.

테스트베드를 통한 심사는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 사전심사에서는 참여 회사나 컨소시엄이 보유한 알고리즘이 가상의 투자자 정보를 활용해 투자자의 성향별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본심사는 사전심사에서 나온 포트폴리오에 대해 6개월 이내 기간 동안 실제 자금을 운용토록 해 알고리즘의 안정성을 심사한다. 원칙적으로 업체 고유자금을 운용하도록 하며, 자문, 일임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은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은 각 사 임원들의 자금으로 운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 과정에서 해킹이나 재해 방지 체계 등을 갖추고 있는 여부를 함께 심사한다.

마지막 최종심의에서는 민간심의위원회에서 테스트베드 통과여부를 결정한다. 민감심의 위원들은 심사의 전문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컴퓨터 알고리즘, 인공지능 등을 포함해 IT, 금융보안, 금융시장, 금융관련 법 분야 전문가 10명 이하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투자자문은 물론 일임업까지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은 규모에 비해 높은 자기자본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다가 자문 외에도 고객 자산을 대행해서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동안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이 가진 알고리즘을 투자 자문, 일임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가 적용해 운영하는 컨소시엄 형태를 띄었다.

때문에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은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 스스로 소액투자자들에 대한 자문에서부터 일임 업무까지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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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테스트베드를 통한 심사가 종료된 뒤에도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본심사에 등록한 포트폴리오를 계속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분산투자 알고리즘의 투자자 성향 분석방식이 변경됐거나 포트폴리오 구성 원칙 변경, 리밸런싱 원칙변경, 운용대상 자산 종류 변경 등 큰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재심사를 진행해야한다.

투자자들은 오는 9월 오픈 예정인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웹사이트(www.RAtestbed.kr)에서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