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에 올라서기'…스플렁크 산업IoT전략

"GE·시스코 솔루션에 우리 기술 포함…SI업체와도 협력"

컴퓨팅입력 :2016/06/29 09:30

제너럴일렉트릭(GE)과 시스코시스템즈의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스플렁크의 기술이 포함된다. 산업IoT(Indstrial IoT) 시장을 겨냥해 거인의 어깨에 올라탐으로써 자사 주특기인 실시간 머신데이터 분석 처리 노하우의 확산을 꾀하는 모습이다.

더그 메리트 스플렁크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서울 삼성동 스플렁크라이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GE가 그들의 IoT솔루션에 우리 기술을 탑재(embedding)하기 위해 협업 중"이라며 "시스코와도 마찬가지(로 협업한)다"고 말했다. 스플렁크에게 산업IoT쪽에 특화된 전략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답하며 나온 발언이다.

더그 메리트 스플렁크 CEO. 2016년 6월 28일 서울 삼성동 '스플렁크라이브' 행사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사 머신데이터 플랫폼의 사업 영역, 기술 경쟁력

메리트 CEO는 간담회 현장에서 교통운송업종의 차량 정비 및 운행 경로 설정 최적화, 제조업종의 양산전 생산 및 양산 단계에 설비 결함 파악이나 유지보수 최적화 등 IoT 분야로 분류할 수 있는 자사 기술 사용 사례를 열거했다. 이외에도 차량 센서 데이터를 통한 제품 활용 가이드 제시, 승강기 전문업체의 사전 정비 및 층별 트래픽 데이터 기반 건물 입주사 비즈니스 현황 진단 등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 고객사 수 천여 곳이 산업데이터를 스플렁크 분석 플랫폼으로 읽어들여 활용하지만, 이것만 쓰는 게 아니고 산업 외적인(non-industrial)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하고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유형을 (산업)IoT 유즈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열거한 모든 사례는 머신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결과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경우"라고 강조했다.

스플렁크는 그간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서버, 네트워크, 센서,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각종 로그와 메타정보 등 '머신데이터'를 검색, 모니터링, 분석, 시각화하는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세계 100개국 1만1천개 기업, 대학, 기관, 서비스업체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2016 회계연도 6억7천만달러 가량의 매출을 거뒀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실사용자들이 효용 발굴하는 경우가 더 많아"

스플렁크 측은 사용자들에게 자사 솔루션을 어떻게 쓰는 게 효과적이라고 안내하는 대신 실사용자들이 그 효용을 발굴하는 경우가 많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진행된 스플렁크라이브 행사 기조연설에서도 회사측은 자사 기술의 우수 활용처로 산업IoT와 관련이 깊은 제조기업 보다 우버, 페이스북,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등 무형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우선 꼽았다.

그럼에도 스플렁크의 머신데이터 처리 기술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IoT 데이터 분석에 유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IoT 데이터 분석 기술의 수요가 구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특정 산업별 사용 사례(use case)를 부각시키진 않는데, 분석 기술의 범용성에 초점을 맞춰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산업IoT 관련 전략 실행에 소극적으로 비치게 만든 원인이다.

메리트 CEO는 이런 지적에 "우리가 직접 IoT 유즈케이스를 제공한다고 말하진 않는다"면서 "다른 회사들이 산업IoT 솔루션을 제공할 때 거기에 스플렁크가 포함될 것이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용 사례는 앞서 언급한 GE와 시스코처럼 산업IoT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직접 공급하려는 회사들이 확보해 줄 것이란 뉘앙스다.

이달초 산업IoT 분석 솔루션 출시를 위해 앞서 시스코와 IBM이 손을 잡았다. GE도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 비슷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메리트 CEO에 따르면 두 진영의 산업IoT 분석 솔루션에 스플렁크의 머신데이터 처리 기술이 나란히 탑재될 수 있다. [☞관련기사: IBM-시스코, 왓슨IoT와 엣지 분석 결합솔루션 공개] [☞관련기사: HPE, GE와 IoT 협력…IBM-시스코 파트너십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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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렁크 측은 GE와 HPE, 시스코와 IBM같은 솔루션 공급업체뿐아니라 시스템통합(SI) 사업자와도 다양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즉 스플렁크는 한국에서 SI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 다양한 IoT솔루션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메리트 CEO를 비롯해 간담회에 배석한 본사 및 아태지역 담당 임원들은 한국 지역에 초점을 맞춘 사업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이는 한국지사장이 맡았어야 할 역할인데, 그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스플렁크 측은 지사장 선임 계획에 대해 "후보 물색 중"이라며 "1개월 이내 관련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