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어 라인까지…불붙은 MVNO 시장

요금 싸고 데이터 강점…애플 MS 등도 관심

방송/통신입력 :2016/03/28 10:19    수정: 2016/03/28 11:39

구글에 이어 라인이 일본에서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ICT 기업들의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 간접 진출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기존 이통사 대비 저렴한 요금에 고용량 데이터를 제공하고, 나아가 더 철저한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이들의 강점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MVNO 사업에 관심을 보여 구글과 라인의 MVNO 사업 성공여부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라인 모바일, 페이스북 등 주요 앱 데이터 무제한

라인 모바일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NTT도코모의 통신 회선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 즉 알뜰폰 서비스를 올 여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라인의 MVNO 서비스 ‘라인 모바일’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인에서 채팅하는 것은 물론, 타임라인에 게시물을 업로드 하고 타인의 글을 열람하는 것도 제한이 없다. 무료 통화에 필요한 데이터도 무제한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의 활동에 필요한 데이터도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요금은 1개월에 최저 500엔(세금 별도)으로 예정돼 있으며, NTT 도코모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임대 망은 사용자의 이용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향후 라인은 음악 서비스 등의 콘텐츠도 데이터 트래픽을 계산하지 않는 계획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이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빈지온’(BingeOn), 애플 뮤직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뮤직 프리돔’(Music Freedom)을 서비스 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라인 뮤직’을 무제한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라인 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사용 요금제’를 이용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라인뿐 아니라 이메일이나 브라우징까지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라인보다 먼저 MVNO 사업을 시작한 글로벌 기업은 구글이다.

올 초 구글은 그동안 제한적으로 가입이 가능했던 통신서비스 '프로젝트 파이'를 미국 내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전환했다.

■구글 프로젝트 파이, 10달러에 데이터 1GB

구글은 지난해 4월 처음 프로젝트 파이를 선보였다. 그동안 프로젝트 파이는 구글로부터 받은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제한적으로 가입할 수 있었지만, 서비스를 공개로 전환하면서 초대장 없이 미국내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프로젝트 파이는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와 비교해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가격이 저렴하고 가격정책이 단순하다. 월 20달러에 무제한 음성, 무제한 문자를 제공하고 데이터는 10달러에 1GB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남았을 경우 0.1GB에 1달러씩 적립해준다.

사용자 위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네트워크에 연결해 주는 기술을 와이파이 핫스팟이나, 파트너 이통사의 LTE 중 가장 빠른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보통 이동통신 서비스들이 단일 이통사의 네트워크만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프로젝트파이는 T모바일과 스프린트 4G LTE 네트워크 중 사용자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최상의 품질인 것을 연결해 주도록 설계돼 있다.

또 구글은 작년 12월 데이터 전용 SIM 카드를 도입해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SIM카드를 구입하면 아이패드 같은 추가 디바이스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애플 MVNO 진출설…“검토한 적 없지만…”

애플이 지난 2011년 출원한 '역동적인 통신사 선택' 관련 특허 개념도.

애플이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잠잠해지긴 했지만 애플 역시 작년 8월경 MVNO 사업 진출 소식이 국내외 ICT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애플이 미국과 유럽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망을 빌리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란 보도가 유력 IT 전문지 등에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IT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MVNO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지디넷은 "애플이 통신 서비스를 내놓을지 말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 내놓느냐는 것이 핵심"이라며 애플판 통신 서비스의 등장은 시간 문제라고 바라봤다.

애플은 여러 통신사 망을 대여한 뒤 자체 SIM카드를 통해 이용자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망을 연결해주는 방식의 MVNO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애플이 2011년에 재출원한 ‘역동적인 통신사 선택(Dynamic Carrier Selection)’ 관련 특허권이 모바일 기기에 네트워크 주소를 저장한 뒤 가상 망 사업자에게 관련 주소를 보내주는 기능을 담고 있어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애플은 “MVNO 사업 개시와 관련한 어떤 계획도 없을 뿐 아니라 내부에서 논의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관련 소식을 전면 부인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고객 관계와 데이터 수집, 매출 창출 등에 좀 더 많은 통제권을 갖기 위한 목적으로 MVNO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MS, 선불 데이터통신 서비스 출시

MS 셀룰러 데이터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윈도 스토어에 MS 계정으로 선불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셀룰러데이터’란 이름의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윈도10 PC나 태블릿에서 약정계약 없이 모바일 데이터 선불요금제에 가입하게 해준다. 이동통신사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 MS 계정으로 필요한 양 만큼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다.

MS는 셀룰러데이터 앱의 파트너로 프랑스의 MVNO ‘트랜사텔’과 손을 잡았다. 프랑스, 영국, 미국 등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트랜사텔에서 판매하는 MS SIM 카드는 특정 국가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구글에 이어 월간 이용자수(MAU) 2억1천500만을 가진 라인이 MVNO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고, 애플과 같은 기업들도 관심을 보여 MVNO 시장은 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존 이동통신사들보다 저렴한 요금에, 보다 자유로운 데이터 사용이 가능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빠르게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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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에서는 국내 이통사들의 견제와, 망중립성 등의 문제로 타 업종의 통신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 역시 저가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쁘고,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들어와 있어 사업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MVNO란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주파수를 보유하지 않고,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망사업자(MNO)의 망을 통해 독자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뜻한다. 국내에는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이 ‘알뜰폰’이란 타이틀을 달고 MVNO 서비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