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제 남용하면 바이러스 방어능력 떨어진다

국내 연구진, 항생제 남용에 따른 체내방어 면역 영향에 대해 규명

과학입력 :2016/02/18 13:16

항생제를 남용하면 체내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공미생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바이러스에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KAIST 이홍규 교수 연구팀이 항생제 남용에 의한 체내 방어 면역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여성생식기의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이 질점막을 통한 헤르페스 바이러스(구강점막이나 여성생식기에 통증을 동반한 수포를 형성하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호스트의 방어능력을 현저히 약화시키며 그 기전이 무엇인지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경구로 항생제를 투여한 실험쥐는 질내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이 초래되어 유익한 미생물이 감소하고, 정상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던 해로운 미생물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런 실험쥐의 질점막을 통해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마우스는 심한 병리학적 소견을 보이면서,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훨씬 빠르게 죽는 것이 관찰되었다.

사진 출처=https://pixabay.com/ko/users/RemazteredStudio-1714780/

연구팀은 항생제를 투여한 실험쥐의 질에서 IL-33 이라는 사이토카인(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하는 신호물질)이 대량생산되는 것이 관찰했고, 이 IL-33이 항바이러스 면역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터페론 감마(IFN-γ)가 감염부위에서 적절하게 생산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 냈다.

또한 항생제를 투여한 실험쥐의 질세척액에서 다양한 조직손상 및 염증반응에 관계된 물질이 증가한 것을 발견하였으며, 항생제 투여로 인해 증가한 해로운 미생물이 질 내에서 단백질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질 상피세포의 손상을 유도함으로써 조직손상을 반영하는 물질 중 하나인 IL-33 의 분비를 촉진시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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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규 교수는 “항생제 남용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것이 막연하게 알려져 있었는데, 어떻게 해로운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체내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인해 여러 바이러스 감염이 악화될 수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흥규 교수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실지원사업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연구결과는 자연과학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온라인판 1월 25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