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보면 거대한 O2O 사업이 보인다"

전주훈 '홈클' 대표 "가사도우미 기반 홈서비스 플래폼 도약"

인터넷입력 :2016/02/02 07:57    수정: 2016/02/02 22:43

가사일도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열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집안일와 O2O를 연계한 서비스를 향한 관련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진다.

홈클도 그중 하나다.

"신뢰를 바탕으로 청소에 스마트함을 더해 가사도우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홈클의 전주훈 대표는 가사일 기반 O2O 서비스를 통해 40대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 일자리 창출에 청사진을 내걸었다. 가사일은 허드렛일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전문적인 직종으로 탈바꿈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는다.

심부름 센터 모델 갖고 오버액션 하는거 아닌가? 전주훈 대표는 스마트와 가사도우미는 결합 가능한 조합임을 강조한다.

"일단 이 일을 원하는 사람은 다 받는 타 업체와는 달리, 홈클은 기본적인 필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전화 받는 태도나 스마트폰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하고, 홈클 매니저에게 철저한 교육도 합니다."

가사도우미를 써 본 사람들의 불만은 '괜찮은 가사도우미'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홈클은 이걸 해결하는 것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걸었다. 믿고 집 청소를 맡길 수 있는 가사도우미를 뽑아 사용자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것이 핵심 서비스 모델이다. 홈클이 선정한 이들은 '홈클 매니저'로 불리운다.

홈클 전주훈 대표

홈클은 본사에서 엄격한 면접 과정을 실시하고, 범죄사실이나 평판 조회 등을 통해 홈클 매니저를 채용하고 있다.

"홈클 매니저는 본인 스케줄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스마트폰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홈클 매니저를 위한 관리 앱이 따로 있고, 거기에 청소 매뉴얼이 다 들어 있어요"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40대 초반 경단녀들도 홈클 매니저로 활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생계를 위해 홈클 매니저가 된 이들도 있다. 이중에는 한 달에 260만원 이상 벌기도 한다.

전주훈 대표가 홈클 서비스를 기획한 것은 가사 일을 놓고 공급자와 수요자 간 소통이 원할치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가사도우미를 쓰는 대기업 맞벌이 가정(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대부분 가사도우미와 소통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좋은 가사도우미를 만나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불만도 나왔죠. 중계업체에 제대로된 프로세스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됐고요"

홈클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리모콘'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클 서비스를 예약한 후, 리모콘을 통해 홈클 매니저에게 청소, 정리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리모콘에 요구사항을 적으면 서비스 전에 매니저에게 전달된다. 요청 사항에 대한 홈클 매니저 피드백은 '서비스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보고서'를 통해 홈클 매니저에 대해 평가 할 수 있고, 매니저에게 감사 메세지도 전달할 수 있다.

홈클 서비스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요·기·만'이다. 풀어 쓰면 요청한 청소,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청소, 만족 청소 서비스다.

"기본 청소 시간은 4시간인데, 30분 전에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려요. 마무리와 만족청소를 위해서죠. 홈클에서는 'WOW 포인트'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사용중인 치약을 쭉 밀어서 쓰기 편리하게 해드리는 것이나, 샴푸를 쓸 때 펌프 끝에 굳어버린 잔여물을 없애주는 것 등이에요. 사용자가 생각지도 못한 것을 해결해 주면서 고객감동 서비스를 실천하게 되는 것입니다"

홈클의 기본서비스와 집중케어 서비스 (사진=홈클)

청소가 끝나면 홈클 매니저가 청소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홈클 매니저가 요청한 일을 다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홈클 사용 후에 사용자들은 홈클 매니저에 대해 평점을 줄 수 있습니다. 평점이 별 5점 만점에 3점 밑이면 계정을 막아요. 평점은 비밀보장이 되고, 본사에만 전달됩니다. 홈클 매니저가 알아서 평점관리를 하므로 고객 만족도가 높게 나옵니다"

현재 홈클이 관리하는 매니저는 150명 정도 된다. 40대부터 50대 여성이 주고, 30대 홈클 매니저도 있다.

사용자가 홈클 매니저를 선택할 수는 없다. 매니저가 본인 스케줄에 맞춰 사용자를 고를 수 있다. 특정 사용자를 선택한 매니저가 많으면, 역으로 사용자가 리뷰 등을 보고 매니저를 고를 수 있다.

불미스러운 일이나 위험사고가 나면 홈클이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홈클은 서비스 제공시 일어날 수 있는 파손 사태에 대비해 보험을 통한 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매니저가 기물을 파손했을 경우 합당한 보상도 제공한다.

홈클은 가사 도우미 서비스 중개 플랫폼이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시켜주는 모델인데, 소비자와 공급자가 직거래를 트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가사도우미를 쓸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가사도우미가 오히려 갑이 되는 경우예요. 기본적으로 나이가 많은 여성 분들이 오기 때문에, 이것저것 요청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죠. 홈클은 사용자와 홈클 매니저 사이 상담창구가 돼 소통에 따른 피로도를 없애줍니다. 홈클 매니저는 앱을 통해 스케줄도 괸리할 수 있습니다. 직거래하는 것보다는 훨씬 편한거죠"

홈클 주 이용층은 30대 중후반, IT에 관심 많은 여성이다. 매출 85%는 정기서비스에서 나온다. 한 번 홈클 서비스를 이용하면, 73%는 다음 번에 홈클을 더 이용하고, 그 중 37%는 정기서비스를 신청한다.

전주훈 대표는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학과를 나와 드라마 '미생'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대우인터네셔널에 들어가 상사맨으로 약 3년간 일했다. 회사를 다니다가 동기들과 평소 관심 있고, 하고 싶었던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정이 생겨 사업을 접은 후, 광화문 근처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하다 청소에 불편함을 느끼고, 에어비앤비 전문 청소업체인 홈클을 차렸다. 이후 청소 업체들의 덤핑영업에 부담을 느껴 사업 모델을 가사도우미 서비스로 바꿨다. 지난해 5월 엔젤 투자도 받았고 개인 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했다.

"홈클이 홈서비스 사업에 교두보 같은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휴를 통해 여러가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집안을 한 번에 다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꽃 배달 서비스나 드라이클리닝, 방역까지 접목시킬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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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대표에게 가장 큰 고민은 소비자와 홈클 매니저 사이에서 가격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사용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홈클 매니저를 소개해주고, 홈클 매니저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중간역할을 잘하는 것이다.

홈클은 앞으로 단순한 가사도우미 중개소 역할을 넘어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가정에서 필요한 서비스들을 소비자들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을 꿈꾼다. 서비스 제공 범위 측면에서도 전국구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현재 홈클은 서울 전 지역에서 서비스 하고 있으며, 앞으로 IT맞벌이 가정이 많은 판교 일대로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