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퀀텀닷' vs LG '올레드' TV 전쟁

CES는 차세대 TV 경연장…IoT 연계 편의성 확충

홈&모바일입력 :2016/01/06 14:43    수정: 2016/01/07 07:35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 세계 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초고화질 TV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세대 퀀텀닷을, LG전자는 올레드(OLED)를 올해 무기로 들고 나왔다.

두 회사는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6 개막에 앞서 TV 전략 제품을 공개했다. CES는 전통적으로 일명 'TV쇼'라고 불릴 만큼 이 분야가 하이라이트다. 올해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더 선명해진 화질과 수려한 디자인, 편의성으로 경쟁 분야가 확장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에 선보인 TV 주력 제품은 2세대 퀀텀닷 TV인 SUHD TV 9500 시리즈다. 퀀텀닷은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다. 기존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색 재현율이 좋아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SUHD TV 전 라인업에 퀀텀닷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TV를 내놨지만 퀀텀닷이라는 용어 대신 ‘나노크리스탈’이라는 자체 용어를 사용해왔다. 지난해 SUHD TV는 광학적 특성이 원하는 만큼 끌어올려지지 않아 밝기나 색 정확도 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에 따라 올해는 적극적으로 퀀텀닷이라는 표현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세대 퀀텀닷 TV는 전 제품군의 밝기가 1000니트(nit)로 기존 TV의 휘도 400~500니트와 비교해 2배 이상 밝아졌다. 이를 통해 어두운 곳은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하는 하이다이나믹레인지(HDR) 기술에 최적화 시키면서 육안으로 보는 것과 가까운 색을 구현하도록 했다. 또 효율을 30% 높이면서 전력소모는 그대로 유지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올해가 2세대 퀀텀닷이라면 앞으로 3세대, 4세대로 기술이 계속 진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현재 LCD나 OLED 모두 컬러필터를 쓰면서 효율이 안 좋아지는 문제를 퀀텀닷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어떤 디스플레이보다 우수한 성능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의 삼성전자 전시장 앞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 SUH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도 올레드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OLED TV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빛을 내기 때문에 자연에 가까운 색을 낼 수 있고 완벽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어 HDR 효과를 극대화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의 왜곡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가 이번 CES에서 선보이는 OLED TV 4종(모델명 77G6, 65G6, 65E6, 55E6)은 UHD 얼라이언스로부터 울트라 HD 프리미엄 규격을 획득했다. OLED TV 제조사 가운데 이 규격을 인증받은 제조사는 LG전자가 유일하다. 또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올레드 TV를 이용한 HDR 방송 실시간 송수신 기술 '루트(ROUTE)'를 시연한다.

두 회사는 각 기술이 가진 장점을 내세우며 경쟁사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김현석 사장은 “아직까지 OLED가 충분한 생산성과 적절한 가격,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전환 투자가 필요한 OLED와 달리 추가 투자없이 그 이상의 가치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퀀텀닷이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다음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퀀텀닷이 뭐가 됐건 그건 LCD"라면서 "OLED는 LCD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 판단을 맡기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올해는 화질 경쟁과 함께 디자인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부에서 단 하나의 나사도 보이지 않도록 한 360도 디자인을 SUHD TV에 적용했다. LG는 이번 CES에서 첫 선을 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단 올레드 TV의 디자인을 간결하게 해 화면 이외에 부수적인 장치들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LG전자가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서 올레드 TV 112대로 구성한 '밤하늘의 별' 전시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진정한 블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진=LG전자)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스마트 TV 전 제품에 사물인터넷(IoT)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 허브'를 탑재한다. 사용자들은 이 화면에서 메뉴, 영상,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 번에 볼 수 있으며 각종 가전제품, 보안카메라, 잠금장치 등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의 리모컨으로 TV 뿐만 아니라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셋톱박스, 게임기 등 다양한 주변기기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올해부터 TV 운영체제를 웹OS 3.0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웹OS 3.0에 탑재된 매직 줌 기능은 확대해서 보고 싶은 장면이나 글씨 등을 제품에 따라 최대 5배까지 키워준다. 매직 모바일 커넥션 기능은 스마트폰의 동영상 등을 TV의 대형 화면으로 간편하게 보여준다. 새로워진 매직 리모컨은 셋톱박스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추가돼 하나의 리모컨으로 TV와 셋톱박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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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UHD얼라이언스가 HDR 기술을 표준화하면서 올해 CES에는 관련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또 콘텐츠 제작사들도 HDR 기법을 활용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HDR 기술이 올해 TV 업계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6일부터 본격 개막하는 CES에서는 아마존, 넷플릭스, 폭스 등 업체들이 다양한 HDR 콘텐츠를 시연할 예정이다. UHD 얼라이언스는 TV 제조사, 콘텐츠 제작사 등 전세계 30여개 업체가 모여 HDR과 UHD 관련 표준을 만드는 연합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