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디젤 SUV 시장 첫 도전장 낸 포드 '뉴 쿠가'

폭발적인 주행 성능...외형은 이스케이프와 흡사

카테크입력 :2015/12/13 11:18    수정: 2015/12/13 14:38

(인천 영종도=조재환 기자) 포드코리아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디젤 SUV를 내놓았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7일부터 2.0리터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을 장착한 ‘2016 뉴 쿠가(이하 쿠가)’ 판매에 들어갔다.

쿠가의 겉 모습은 이스케이프와 매우 흡사하다. 차체 크기와 휠베이스 수치도 똑같다. (전장 4천525mm, 전폭 1천840mm, 전고 1천690mm, 휠베이스 2천690mm).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해온 포드 고유의 ‘원 포드(One Ford)’ 정책의 일환이다.

포드의 '원 포드' 정책이 7일 출시된 '2016 뉴 쿠가'에 그대로 적용됐다. 이스케이프의 실내외 디자인과 유사한 쿠가. (사진=지디넷코리아)

겉으로 보기엔 똑같아 보이는 쿠가와 이스케이프의 차이점은 뭘까? 가장 큰 차이점은 엔진(이스케이프는 가솔린)이지만 세팅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포드코리아 측 설명이다. 김병희 포드코리아 과장은 “이스케이프의 경우 미국 고객 중심의 세팅이며 쿠가는 유럽 고객 중심의 세팅을 갖췄다”며 “쿠가의 경우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의 주행 테스트도 거쳤다”고 전했다. 쿠가는 스페인 발렌시아 유럽 공장에서 생산된다.

포드코리아는 쿠가가 향후 회사 내 성장을 이끌 디젤 SUV로 평가하고 있다. 인천 영종도 일대 왕복 약 110km 구간을 주행하며 쿠가가 우리나라 고객들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는지 알아봤다.

■이스케이프와 큰 차이점 없는 실내외 디자인

쿠가의 첫 인상은 보는이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이전에 출시된 이스케이프 모델에 대해 익숙하다면 쿠가만의 실내외 특징을 찾아보기 힘들 수 있다. 포드 본사는 내년 2017년형 신형 이스케이프를 미국 시장에 우선적으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실내외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케이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소비자라면 쿠가가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쿠가가 국내 포드 판매 모델 최초의 디젤 SUV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가의 차체 크기는 전체적으로 기아차 스포티지와 현대차 투싼과 비슷하기 때문에 소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

쿠가의 차체 크기는 이스케이프와 같고, 기아차 스포티지와 투싼과 거의 비슷한 편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쿠가의 휠 베이스는 스포티지보다 긴 편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16 뉴 쿠가 앞모습. 이스케이프의 흔적이 그대로 남겨져 있는 듯 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핸즈프리 테일게이트가 탑재된 2016 뉴 쿠가 뒷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2016 뉴 쿠가 실내도 이스케이프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진 듯한 모습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2016 뉴 쿠가의 공인연비는 13.0km/l다. 트렁크 아래에 탑재된 스페어타이어를 제외 시켰다면 이보다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능형 전륜구동 시스템이 작동된 올 뉴 쿠가 계기반 클러스터. 아직 한글화가 되지 않다는게 가장 아쉽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쿠가 뒷좌석에는 시트백 테이블이 적용돼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즐기기에 탁월하다. (사진=포드코리아)

■주행 성능으로 평가받고 싶은 쿠가

시승 행사가 열린 지난 8일 당시에는 바람도 세게 불지 않고 날씨도 화창해 고속주행, 와인딩, 시내 주행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체험할 수 있었다. 기자는 이날 약 1시간 가량 인천 네스트 호텔에서 반환점인 을왕리 카페 오라까지 약 50km 구간을 직접 운전하고, 반환점에서 네스트 호텔까지 되돌아오는 구간에는 조수석에 탑승했다.

약 110km 구간을 돌아본 결과, 쿠가는 디자인보다는 주행 성능으로 평가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차임이 느껴졌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는 2.0리터 듀라토크 TDCi 엔진이 국내 시장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내리고 싶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는 2.0리터 듀라토크 TDCi 엔진 (사진=지디넷코리아)

인천 영종도 일대는 당시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고속 주행을 테스트하기에 탁월했다. 2천~3천 rpm대에서 최대 토크감을 느낄 수 있는 쿠가에게 최적인 주행 조건이었다.

직선구간인 해안도로에 접어들 때 쿠가의 최대 토크감은 절정에 이른다. 천천히 가속페달을 밟아보자 쿠가의 TDCi 엔진음은 경쾌한 엔진음을 내며 180km/h에 도달한다. 풍절음은 속도가 높아질수록 점점 크게 들려오는 편이지만, 거슬리지 않는다. 60~70km/h 이상 주행하면 라디에이터 그릴이 닫혀지는 액티브 그릴 셔터 기능이 고속 주행에 큰 도움을 준다. 그릴을 닫으면 고속 주행시 와류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쿠가는 차선 이탈 경고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시티 스톱,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의 편의사양도 갖췄다. 동급 소형 SUV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사양들이다.

포드 국내 첫 디젤 SUV인 쿠가는 국내에 다양한 도로 환경을 주행하기에 손색 없는 주행 성능을 갖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포드코리아는 지난 1996년 설립 이후 19년만에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디젤 SUV를 내놓게 됐다. 앞으로 포드코리아가 풀어야 할 과제는 바로 치열한 국내 디젤 SUV 시장 정복이다. 이미 국내 완성차 업체는 투싼, 싼타페, 쏘렌토, 스포티지, 티볼리 등 디젤 기반의 SUV 시장이 성장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수입차의 경우 폭스바겐, 아우디, BMW 중심의 디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디젤 차량 등록 점유율은 73.3%에 육박한다. 포드코리아에겐 이점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국내 완성차업체와 독일업체와의 치열한 디젤 SUV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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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코리아는 그래도 희망적인 분위기다. 노선희 포드코리아 이사는 “올초에 제시한 2015년 판매목표량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적인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쿠가가 내년초부터 열심히 달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첫 디젤 SUV인 쿠가가 포드코리아의 향후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 모델이 된 셈이다.

쿠가는 트렌드(Trend)와 티타늄(Titanium)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국내 판매 가격은 트렌드 3천940만원, 티타늄 4천410만원이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반영)

액티브 그릴 셔터 기능 덕에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포드 국내 첫 디젤 SUV 쿠가가 가진 매력이다. (사진=포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