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판매↑ 수익성↓...가격경쟁 격화

3Q 8400만대 판매 6분기만 최고치…영업익 뒷걸음

홈&모바일입력 :2015/10/29 15:37    수정: 2015/10/30 08:36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好) 실적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은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이익 규모가 줄어들면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 분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를 조기 출시하는 강수를 두고 보급형 비중도 꾸준히 늘리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6분기 만에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잇단 출고가 인하와 보급형 비중 증가로 수익성이 오히려 약화됐다.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문이 지난 분기 26조6천1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2조4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0%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 2조원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2조7천4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2분기 2조7천6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고, 3분기에는 오히려 2분기 보다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환율 영향과 부품 사업 호조로 전사적으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7조3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상황이어서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8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출시 시기를 한 달이나 앞당기는 강수를 두며 실적 개선에 올인했지만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보급형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쌍끌이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는데는 톡톡한 효과를 봤다.

삼성전자 신제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왼쪽)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사진=씨넷)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분기 휴대폰 총 판매량은 1억500만대로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80%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삼성전자는 3분기 약 8천4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천380만대다. 이는 지난 2분기 7천190만대와 비교하면 1천200만대나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 8천900만대 이후 최고치다.

그럼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에는 가격 경쟁에 따른 휴대폰 평균판매가격(ASP)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휴대폰 ASP는 180달러로 전분기 220달러와 비교해 18%나 떨어졌다. ASP 하락에는 주력 모델 단가인하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00만원 이상의 출고가를 책정했던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달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를 출시하면서 국내 출고가를 32GB 기준 89만9천800원으로 전작 대비 5만7천원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전략에 나서면서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갤럭시S6 엣지의 출고가를 출시 3개월 만에 10만원 가량 인하하고, 이어 갤럭시S6 32GB 모델 출고가도 85만8천원에서 77만9천900원으로 내렸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격 조정과 함께 보급형 제품 판매 확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A, 갤럭시J 등 새롭게 정비한 보급형 라인업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결론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다 낮은 ASP 탓에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IM 부문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갤럭시 A와 갤럭시J 시리즈 등 신모델을 출시하며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갤럭시S6 가격조정과 중저가 제품의 판매비중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에서 애플과 화웨이와 샤오미 등 현지 제조사들의 공세에 밀려 부진이 지속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홍콩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한때 중국시장 1위를 고수하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달 4%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3분기에 출시한 신모델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 분기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3분기 출시한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전작의 판매량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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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연말 성수기를 맞아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는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ASP는 전분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80% 중반대로 상승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글로벌 확산을 추진하는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웨어러블 기기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니즈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