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 기반 공공정보화 모델 논의 활발

SW정책연구소 '공공SW 새로운 패러다임' 세미나 개최

컴퓨팅입력 :2015/10/28 17:26

지난 27일 SW정책연구소에서는 공공 정보화사업을 정부주도 시스템통합(SI) 방식에 의존하는 것을 벗어나 민간 참여형 사업 모델 등 다양한 발주 방식을 적용해 보는 것과 관련한 세미나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공공 정보화 사업에 정부 주도의 SI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SW정책연구소는 그동안 민간 참여도 가능한 형태의 공공 정보화 제도와 관련한 연구 작업을 진행해왔다. 요구사항을 발주자 측에서 더 명확히 하는 방안을 만드는 동시에 공공SW를 언제까지 구축방식으로 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8월중순 경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공공SW 새로운 패러다임' 세미나

SW정책연구소의 유재홍 선임연구원은 “공공기관이 직접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잘 만들어져 있는 서비스를 즉시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하게 하자”는 데 방점을 두고 논의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용역 SI 외에 임대, 위탁, 민간투자, 합작법인 등 다양한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하면 정부는 한정된 예산에서 보다 비용 저렴하게 신규 시스템을 조달 할 수 있게 되고 참여 기업들은 기술과 지분투자로 수평적인 관계에서 동반성장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 SW정책연구소 설명이다.

공공 정보화 시장에서 성공적인 민감 참여 모델로는 교통카드 시스템이 꼽힌다. 서울시 교통카드 티머니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시와 LG CNS의 합작법인이다. 유재홍 연구원은 "민간과 정부가 협력해 만든 플랫폼은 해외에 수출하는 모델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지금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IT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부는 시간이 오래 거리는 IT프로젝트를 추진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계획대로만 구축하는게 아니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동국대학교 김숙경 교수는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비용절감, 기민성, 변화관리, 효과성, 민관협력, 부가가치창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조달 방식을 개혁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은 물론 플랫폼 중심적으로 인프라를 운영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그동안 정부가 공공 정보화 사업을 주도해왔지만 웬만한 걸 다 구축한 지금은 무엇을 해야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 정보화는 앞으로 서비스 품질은 혁신하면서도 비용은 절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영국 정부를 참고할만한 사례로 들었다. 영국 정부는 재정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구매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걸 기반으로 필요할 때 민간 서비스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쪽으로 발주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발주 방식 다양화와 관련해 참가자들은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각론에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LG CNS 엄윤웅 공공 사업부 사업단장은 “신규 사업 발굴 관점에서 발주 제도 다양화 논의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솔루션 공급 업체들을 한군데 모아놓을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있다면 공공 기관들의 선택폭이 보다 넓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실장은 “지난 20년 동안 상당히 많은 시스템구축을 정부주도형으로 해왔는데 지금 보면 안쓰는 것도 많고 개선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것도 있다"며 "이런 부분은 과감하게 민간으로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정부가 리드해왔지만 이제는 서포트하는 역할로 바뀌어야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정부는 만드는 것만 생각하지만 기업은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더 나은 부가가치를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보화 예산이 줄고 있고, 지식 기반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이나 시민들에게 시설이용료를 징수하여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BTO 방식에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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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그리드의 나일환 이사는 "사회간접자본 관점에서 SW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좋은거 같기는 한데, 가능한 서비스 유형이 어떤게 있을지 분류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SW산업협회 박환수 실장은 "우리나라에 (민간 임대, 위탁, 투자 등의 제도를) 도입할 때는 다른 나라처럼 정부 예산을 줄이기 위한 접근 방식으로 시작하면 안된다”면서 "예컨대 에너지 절감하는 시스템을 만들 때 IT 기업이 투자를 통해 이를 도와주면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눈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클라우드 쓰는 것은 좋은데, 이미 정부가 만든 통합전산센터에서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플랫폼 만드는건 좋은데, 지금 진행되는 것을 보면 상표권도 만드는 등 사업을 직접 하려는 것 같다. 이건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