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분할발주, 발주기관 역량 없이 어렵다"

컴퓨팅입력 :2015/10/23 15:30    수정: 2015/10/23 15:33

미래창조과학부와 조달청이 공공 정보화 사업에 분할발주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을 분석설계 부분과 구현개발 부분으로 나눠 발주하면 공공 정보화사업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빈번한 요구사항 변경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발주자 측인 정부 및 공공 기관들은 제도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발주기관의 역량 확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2일 SW정책연구소, SW산업협회, IT서비스산업협회 주최로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SW분할발주 추진 현항과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행정자치부, 산림청, 병무청,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등 공공 정보화 사업 발주기관 관계자들이 패널토의에 참석해 분할발주제도에 대한 발주자 측 입장을 설명했다.

(사진=SW정책연구소 제공)

공공 발주기관 관계자들은 대체로 분할발주제도 도입 필요에 대해 공감하지만 발주자의 역량이 담보되지 않은 채 제도가 실행되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발주자 입장에선 하나의 사업이지만 수행 업체가 둘로 나뉘다 보면 발주자가 사업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프로젝트를 총괄해야하는데 이러한 전문적인 역량을 발주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병무청 박노전 과장은 "큰 기관들은 대부분 전산정보화 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발주관리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될 부분이 적겠지만 수백개가 넘는 작은 산하기관은 발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영석 부장은 “발주자들이 결과물을 검수할 능력이 없으면 분할발주제도는 하나마나”라며 “아무리 올바른 수주자가 사업에 참여한다 해도 발주자가 능력이 없으면 사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발주자 역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발주기관이 프리PMO 조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많았다.

산림청 김찬회 과장은 “사업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데, PMO조직을 사업 초기부터 종료시까지 하나의 사업자로 운영하면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설계분석 업체와 구현개발 업체 사이 이견이 발생했을 때 조정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PMO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분석설계 단계에서 업무흐름, 취급정보, 예외상황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업무 지식을 보유한 전문 PMO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 발주기관 관계자들은 정보화담당자들이 처한 환경 자체에 대한 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분할발주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용배 전 대검찰정 사무관은 “분할발주제를 도입하려면 법이나 제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발주자와 수주자 모두 전문적인 역량을 갖출 수있도록 전문가 양성 교육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환 사회보장정보원 본부장은 "손톱 밑에 가시를 제거하려다 또 다른 가시를 박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SW분할 발주에 앞서서, 설계와 구현에 걸쳐서 전체를 통합할 조직이나 인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또 여기에 대한 예산이 확보되고 난 후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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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회 산림청 과장은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고, 대가를 제대로 산정하고, 산출물 검토하려면 발주 담당자들에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현재 순환보직 체계에선 담당자가 자꾸 교체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이 밖에도 공공 정보화 사업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환경적인 요인들이 많기 때문에 발주 환경 전반에 대한 개선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제도도입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래부와 조달청은 현재 진행중인 분할발주제 시범사업의 결과와 시장 상황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참석한 미래부 임제학 사무관은 “제도도입에 있어서 의견차이가 분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쯤 끝나는 시범 사업의 결과와 시장상황이나 정책적 판단 등을 고려해 제도도입 여부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