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 렌더링 엔진 세대교체 예고

컴퓨팅입력 :2015/08/25 08:51    수정: 2015/08/25 11:06

모질라가 마침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 차세대 렌더링 엔진 '서보(Servo)'를 탑재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우선 파이어폭스 렌더링 엔진 '게코(Gecko)'를 일부 기능부터 단계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모질라는 지난 21일 공식 애드온(Add-ons) 블로그 포스팅 내용에서 이를 암시했다. 모질라의 애드온 공식 블로그는 개발자들에게 파이어폭스 부가기능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다. (☞링크)

본래 요지는 다음달 22일 배포할 파이어폭스 41 버전부터 적용될 부가기능 서명절차 의무화, 42 버전에 들어갈 '웹익스텐션' API 시범 구현, 향후 도래할 XPCOM 및 XUL 부가기능 지원 배제 등이다.

작성자인 모질라의 케빈 니덤(Kev Needham)은 "(파이어폭스에) 신기술의 이점을 수용하고 해로운 프로그램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며 부가기능 검수절차를 단축"하기 위해 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모질라 애드온을 상징하는 캐릭터

여기서 파이어폭스에 수용한다는 신기술 중 하나가 모질라의 차세대 렌더링 엔진, '서보'다. 렌더링 엔진은 브라우저가 웹페이지를 표시할 때 필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로 웹서핑 성능, 보안 및 안정성을 좌우한다. 서보의 특성은 곧 이를 렌더링 엔진으로 탑재하는 브라우저의 특성이 된다.

모질라는 지난 2013년 4월 서보를 소개했다. 당시 언급되지 않았던 서보의 파이어폭스 탑재 계획이 이번에 드러난 셈이다. 당초 모질라는 파이어폭스에 서보를 탑재하거나, 모바일이 아닌 환경에 서보 관련 제품을 구현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적이 없다.

2년전 모질라는 서보를 처음 소개하며 더 나은 보안과 안정성을 얻고 멀티코어 프로세서와 이기종 컴퓨팅 아키텍처의 이점을 활용한 성능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모질라와 삼성전자와가 서보를 공동 개발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는데, 파이어폭스와는 접점이 없었다. (☞관련기사)

오히려 모질라의 조시 매튜스는 서보 프로젝트를 갓 소개한 자리에서 '서보 전략 이해하기'라는 발표 자료를 통해 "서보로 파이어폭스를 대신하거나 서보를 파이어폭스와 통합하는 계획은 없으며, 구현되는 제품이 뭐가 됐든 모바일 기기를 타깃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발표자료 링크)

모질라는 지난해 2월 서보의 비전을 제시할 때에도, 서보가 데스크톱에 고려되지 않았던 멀티코어 및 모바일 특성을 적극 반영해 10배 빠른 성능을 내는 렌더링 엔진이 될 거라고만 강조했다. 모바일 기기에서의 향상된 성능에 초점을 맞췄을 뿐 여전히 파이어폭스와의 연결고리는 없었다. (☞관련기사)

그러나 지난주 게재된 모질라 직원 케빈 니덤의 글을 통해 파이어폭스의 일부분으로 서보가 들어간다는 계획이 간접적으로나마 공식화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PC 브라우저로 출발한 파이어폭스가 모바일을 품을 경우 PC와 모바일, 양쪽에 더 잘 대응하는 브라우저로 탈바꿈할 가능성을 얻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어떻게 달라질까

모질라 UI 플랫폼 실험 프로젝트 일렉트롤리시스의 코드를 우분투 리눅스 환경에서 실행해 본 영상의 한 장면. 주소 창과 탭 전환 단추 등 브라우저 UI패널이 CSS 웹 요소로 페이지 안에 구현된 게 특징이다.

니덤은 이번 애드온 블로그 포스팅에서 "파이어폭스 애드온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파이어폭스의 일부분으로 일렉트롤리시스, 서보, 브라우저html(browser.html)같은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보와 나란히 언급된 '일렉트롤리시스(Electrolysis, 전기분해)'는 다중 프로세스 기반의 샌드박싱 구조를 도입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보안과 성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다.

브라우저html은 미래형 브라우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초기 게코 렌더링 엔진 기반의 UI 실험이 진행됐는데, 이를 서보 엔진 기반으로 진행한다는 게 목표였다. 약 5개월 전 유튜브에 브라우저html 프로젝트의 실험적인 UI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유튜브 링크)

일렉트롤리시스 프로젝트는 더 안전하고 빠르며 다중 프로세스 구조를 적용한 파이어폭스 버전으로 구현될 예정이고, 브라우저html 역시 서보를 탑재한 파이어폭스를 통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니덤은 지난 11일 개발자판 파이어폭스42 버전에서 일렉트롤리시스 기능이 기본 활성화됐고, 오는 12월 15일 파이어폭스43 정식판에서 일렉트롤리시스 기능이 공식 지원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우저html과 관련된 로드맵은 아직 자세히 제시되지 않았는데, 이는 서보 렌더링 엔진의 로드맵이 확정된 이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보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 탑재될 시기는 언제쯤일까?

■"연내 서보 기반 브라우저 알파 릴리즈"

2년전 공개된 모질라 연구 프로젝트 항목 일부. 기반요소(Foundations)로 서보 렌더링 엔진과 러스트 프로그래밍 언어가 나란히 제시됐다.

서보 프로젝트는 깃허브(Github)에서 운영되고 있다. 모질라는 이달초 해당 페이지의 서보 로드맵을 갱신했는데, 여기에서 서보를 단계적으로 파이어폭스에 탑재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로드맵 링크)

올해 안에 "서보를 렌더링 엔진으로 사용한 알파 수준의 브라우저를 내놓는다"는 것과 "러스트(Rust)로 작성된 서보 구성요소를 (파이어폭스의) 게코 안에 안착한다"는 것, 2가지가 프로젝트 목표다.

서보 프로젝트에서 올해 3분기중 다루기로 한 세부 항목은 안드로이드와 ARM기반 리눅스에서 빌드 및 테스트, 성능 조율, 서보의 웹플랫폼 적합성과 성능과 전력소비 추적 및 보고 시작, 내비게이션 지원, CSS 배리어블, GPU렌더링 및 렌더링 최적화, 양방향 레이아웃과 스크립트 등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서보 구성요소를 '러스트'로 작성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이는 모질라가 C++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드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지난 5월 첫 정식판이 나왔다. (☞관련기사) 서보 개발에 함께한 삼성전자가 이 러스트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관련기사

모질라에 따르면 러스트는 플랫폼 구축시 격리, 동시성 실행, 메모리 안전성을 보장하는 안전하고 풍부한 정적 타입 시스템을 제공한다. 멀티코어 하드웨어 환경의 동시성과 병렬성을 지원한다.

러스트는 지난달 25일 1.1 버전, 이어 지난 6일 1.2 버전을 안정화(stable) 버전으로 공개됐다. 지난주 14일 공개된 내년도 로드맵에선 LLVM 최적화, 컴파일러 개선, IDE통합 등을 예고한 상태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