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질라 브라우저 개발 맞손

일반입력 :2013/04/04 10:41    수정: 2014/01/15 10:33

삼성과 모질라가 모바일 웹브라우저 핵심기술을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는 모질라가 만들어온 새 프로그래밍 언어에 기반한다.

모질라는 3일(현지시각) 공식블로그를 통해 모질라와 삼성이 '서보(Servo)'라 명명한 차세대 웹브라우저엔진 개발에 협력중이며 이를 위해 만들어온 프로그래밍 언어를 내년께 정식판으로 선보일 수 있을 거라 예고했다.

모질라 쪽에 따르면 서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ARM 프로세서 기반 환경에서 돌아갈 '실험적인' 웹브라우저 엔진으로 묘사된다. 엔진만으로는 브라우저의 역할을 할 수 없지만 사용자가 체감하는 웹사이트 이용 성능이나 브라우저 프로그램의 보안성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구성요소다. 현재 상용화된 브라우저 엔진은 모질라가 파이어폭스에 담아온 '게코(Gecko)', 애플과 구글과 오페라소프트웨어가 쓰는 '웹킷(Webkit)'이 유명하다.

브렌던 아이크 모질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서보 개발 계획에 대해 보안취약점의 원인을 처리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대규모 병렬하드웨어의 성능을 온전히 씀으로써 웹에서 새롭고 더 풍부한 경험을 가능케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서보는 최신 하드웨어에 맞춰 기존 웹브라우저를 새롭게 만들기 위한 시도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품고 더 빠르며 이기종으로 구성된 컴퓨팅 아키텍처의 이점을 살리려는 노력이다. 모질라가 커뮤니티 참여자들과 함께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Rust)'를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삼성과 모질라는 프로그래밍언어 러스트와 이를 통해 만들어질 브라우저 엔진 서보를 함께 만들게 된다. 모질라가 참여하는 만큼 해당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오픈소스 협업사이트 기트허브(GitHub)에 러스트와 서보의 소스코드가 공개되고 있다.

아이크 CTO는 2가지 프로젝트가 모바일 기반 서보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삼성이 이미 러스트 프로젝트를 위한 ARM 백엔드 그리고 안드로이드로의 교차 컴파일과 다른 개선요소를 위한 필수 인프라를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몇년째 개발돼왔다는 러스트는 최근 0.6 버전으로 공개됐다. 빠르게 안정성을 갖춰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언어는 C++이 겨냥했던 고수준의 효율성과 멀티패러다임 추상화, 그리고 하드웨어 자원에 대한 정교한 제어기능을 갖추려는 목표를 품었다. 프로그래머가 현존수준이나 향후 컴퓨팅 플랫폼에 쓰일 CPU 코어 여러개의 성능을 쉽게 다루도록 '경량 동시성 원형' 특성도 갖추게 된다.

러스트 첫 정식판은 내년중 공개될 예정이다. 모질라와 삼성은 결과물의 성능과 사용자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와 라이브러리를 정비하고 이후 서보 엔진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모질라는 빠른 웹브라우저와 안전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삼성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아이크 CTO는 언급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도 러스트 프로젝트에 개발인력 20여명 가량을 투입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모질라 입장에서 서보는 차세대 파이어폭스를 위한 준비작업이 될 수 있다. 파이어폭스는 PC 브라우저로 출발했고 안드로이드에서 모바일 브라우저로의 기회도 탐색해왔지만 기본 내장된 웹킷 브라우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모질라가 준비중인 자체 스마트폰 플랫폼 '파이어폭스OS'에서 웹과 앱 플랫폼 성능을 끌어올리기위 한 전략적 포석으로 발전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입장에서도 서보가 자체 모바일플랫폼 '타이젠'을 위한 사전 작업이 될 수 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 곧 출시할 단말기에 이식될 가능성은 낮지만 타이젠 스마트폰이 바라보는 고성능 단말기 하드웨어 성능을 활용하기 위한 방향에 들어맞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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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서보가 순수한 모바일 브라우저로 개발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프로젝트 준비과정을 보면 서보 프로토타입은 64비트 데스크톱 OS인 데비안 계열 리눅스와 맥OS X 기반 환경에서 선행 개발되고 있다. 안드로이드나 타이젠이 리눅스 커널을 쓰는 OS긴 하지만, 모바일OS에 관한 별도 언급은 없다.

이를 보도한 미국 씨넷은 삼성과 모질라의 브라우저 관련 협력보다는 이를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발전과 확산 기회에 초점을 맞췄다. 모질라 러스트 언어를 통한 프로그래밍 프로젝트가 주요 모바일 제조사인 삼성의 브라우저 엔진 개발 참여로 활성화될 것이란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