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으로 성층권까지’…항우연, 무인기 비행 성공

‘EAV-3’ 14Km 성층권 9시간 비행…중량 53kg 불과

과학입력 :2015/08/11 12:38

국내 기술로 성층권에서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가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대기가 희박한 고고도에서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Electrical Aerial Vehicle, EAV-3)를 개발, 고도 14km 성층권 비행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항우연은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EAV-3 비행 시험을 수행해 왔으며, 최근 EAV-3가 총 9시간의 비행 시험 중 최고 상승 고도 14.12km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고도 14km는 일반 민항기의 주 비행고도인 고도 10km 보다 공기 밀도는 약 53%, 온도는 약 30도(-60℃) 낮은 환경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밀도와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비행이 어렵지만, 구름이 없어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유리하다.

EAV-3는 성층권 고고도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태양전지와 2차 전지(리튬이온)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100% 무공해 전기 동력 항공기다.

비행 중 날개 윗면에 부착된 단결정 태양전지가 2차 전지를 지속적으로 충전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공기 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 장기체공을 위해 날개 길이가 20m에 달하지만 국산 첨단 탄소섬유 복합재를 적용해 총중량은 53kg에 불과하다.

EAV-3는 항우연이 설계, 해석, 체계종합을 수행했고, 제작과 비행시험에 다수의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성우 엔지니어링(기체제작과 비행시험 지원), 티움리서치(배터리 팩과 제어시스템 제작), 솔레이텍(태양전지 모듈제작), 유콘시스템(비행제어 컴퓨터과 항법 시스템 제작), 스마텍(모터 제작) 등이 참여했다.

EAV-3의 14km 비행 성공은 우리나라가 성층권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 개발 기술의 완성에 보다 더 다가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항우연은 EAV-3 개발을 통해 초경량 고강성 기체 구조 설계, 고고도 비행체 형상과 프로펠러 설계, 저속 대형 무인기 제어, 고고도용 저속-고토크 모터 개발, 고고도 비행체 운용 등 보다 완전한 고고도용 장기체공 무인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우리나라 상공 10km 부근에는 강한 편서풍대인 제트 기류층이 존재해 초경량 기체가 이를 통과해 상승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성층권 고도의 장기체공 무인기는 실시간으로 정밀지상관측, 통신 중계 등 인공위성을 보완하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선진국이 앞 다투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미래 기술 분야다.

세계적으로 성층권에서 2주일 이상 비행에 성공한 태양광 전기동력 비행체는 지금까지 영국 Qinetiq사의 제퍼(Zephyr)가 유일하며, 미국의 Helios는 성층권에서 단기 체공에 성공한 바 있다.

항우연은 2010년 전기 동력 무인기 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해 2013년 5km 고도에서 22시간 연속 비행, 지난해 10km 고도 도달 및 25시간 연속 비행 성공 등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개발 기술 수준을 높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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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은 일반 항공기가 도달할 수 없는 성층권에서 수 주일에서 수개월 간 체공하며, 지상관측(환경재난감시, 교통감시, 국경감시), 기상 관측, 통신중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미래부와 항우연은 내년부터 무인 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의 차세대 동력원과 비행체의 초경량 기술 등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