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 아시아홈 “中 방송 정책 바라보는 방식바꿔야"

중국 방송 정책 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5/07/29 18:05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발전해 있습니다. 허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 콘텐츠 산업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중국의 방송정책을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장은 중국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과열된 부분이 수그러들 때쯤 분명 기회가 온다는 뜻이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중국 방송시장진출 포럼 및 수출상담회’에서 김원동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국내 기업은 중국 콘텐츠 산업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중국 방송 담당 정책부서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각 방송사에게 해외 예능프로그램 포맷을 베끼지 말고, 중국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중국의 우수 전통문화를 담아야 한다는 통지문을 발송하면서 한국 콘텐츠 사업자들은 포맷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런닝맨, 아빠어디가 등 리얼리티프로그램 포맷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방송사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담고 독자적인 포맷을 만들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광전총국은 현실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의 인식과 괴리된 유희성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프로그램 내용에서 외설, 허세, 물질 만능주의적 요소를 배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중국정부가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을 때 규제로 진정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1년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중국에서 리메이크돼 반영됐을 때 시청률이 4%가 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때 광전총국은 국민들이 지나치게 드라마에 과열현상을 보이는 것을 우려해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를 금지하는 통지를 했다.

김 대표는 “어느 정도 시장이 진정됐을 때, 한국 콘텐츠가 다시 리메이크 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 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지 문화 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향후 1~2년 동안은 이러한 시장 수축 현상이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체적인 중국 사회 분위기가 부정부패 척결, 사회주의 이념 강조 등 시진핑 정권의 방침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견제하고 있는 방향성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며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이 날 포럼에는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에서 한국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관영 매니저가 참석해 국내 콘텐츠 업체가 중국에 진출할 때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관영 매니저는 “심의에 걸리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드라마를 제작할 때 어떤 요소를 빼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심의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치나 역사 관련된 드라마는 중국에 조금이라도 영향이 가는 점이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콘텐츠가 인기 있는 이유는 화면을 로맨틱하고 예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 PPL도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별에서 온 그대가 성공한 이유도 물론 김수현의 외모나 연기력도 있었지만, 화려한 패션과 독특한 인테리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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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예능과 애니메이션도 빠르면 내년이나 늦어도 2~3년 안에 심의가 확대 되는 등 관리가 들어갈 것으로 보여 준비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와 관련 김원동 대표는 “어렵지만 오락성이 있으면서도 문화적인 요소를 더 넣고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예능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향후에는 포맷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제작하는 형식으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김 대표는 “드라마 같은 경우 중소 제작사들은 틈새시장을 노려야 할 것”이라며 “장르영화를 찾는 중국 회사들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 노려 메이저 업체와는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