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印·中서 타이젠 개발자 서밋…생태계 구축 총력

7월 벵갈루루·9월 선전서…연례 개발자 행사는 내년 4월로

홈&모바일입력 :2015/06/10 17:21    수정: 2015/06/10 17:2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와 중국에서 잇따라 독자 운영체제 '타이젠(Tizen)' 개발자 행사를 연다.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iOS가 강력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 시장 개발자들에게 타이젠의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며 저변을 확대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인도 벵갈루루에서 ‘타이젠 개발자 서밋(Tizen Developer Summit India) 2015’을 연다. 이어 9월에는 중국 선전(심천)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Tizen Developer Conference) 2015’ 행사를 계획 중이다.

벵갈루루와 심천은 인도와 중국의 정보기술(IT) 산업 메카로 꼽히는 곳으로, 북미와 유럽에 이어 IT 업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두 나라에서 독자 플랫폼인 타이젠을 소개하는 개발자 행사를 연다는데 의미가 크다.

타이젠 개발자 서밋은 2013년 서울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7월 러시아 모스크바와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각각 열렸다. 인도에서 타이젠 개발자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밋 보다 규모가 큰 연례행사인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는 지난 2012년 처음 개최된 이후 줄곧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타이젠 개발자 컨펀스가 미국을 떠나 열리는 것은 올해 처음으로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삼성전자가 오는 9월 중국 선전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5'를 연다.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타이젠연합)

특히 이번 개발자 컨퍼런스는 지난해까지 소문으로만 확인되던 첫 타이젠 스마트폰과 타이젠 스마트TV가 올해 초 시장에 출시된 이후 적극적인 하드웨어 생태계 확산 전략과 함께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첫 타이젠폰 ‘Z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우리 돈 10만원의 초저가로 출시돼 하루 5천~6천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성능을 끌어올린 후속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온 상태다.

특히 후속 제품은 초저가로 인도와 방글라데시에만 출시된 전작과 달리 한국을 포함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던 ‘타이젠 스토어’를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182개국에서 서비스하면서 후속 제품의 글로벌 출시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Z1의 후속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4’에서 타이젠폰 시제품 ‘삼성Z’를 첫 공개한 바 있다. 올해 초 MWC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스마트워치 후속작이 모습을 드러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웨어러블 OS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한 ‘기어라이브’를 제외하고는 모든 스마트워치에 독자 타이젠 OS를 적용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워치 티저 이미지와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인 상태다. 타이젠 기반 스마트TV의 차기 버전도 공개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출시한 첫 타이젠폰 'Z1' (사진=씨넷)

삼성전자가 타이젠폰을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10만원대 초저가에 출시한 이유는 타이젠 사용경험의 빠른 확산을 위해서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96.3%를 차지하며 공고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사용자들을 다른 OS로 갈아타게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스마트폰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침투가 쉬울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기반으로 타이젠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사물인터넷(IoT)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타이젠을 내세우기 위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와 인도의 개발자들에게 타이젠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며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올해 9월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리면서 10~11월 경 열리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는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두 차례 구글 I/O와 애플 WWDC가 열리는 장소로도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amsung Developer Conference·SDC)’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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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내달 인도, 오는 9월에는 중국에서 타이젠 행사를 열고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매년 11월경 미국에서 열리던 대규모 개발자 컨퍼런스는 내년 4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한 타이젠은 HTML5 기반의 개방형 OS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뿐만 아니라 스마트TV와 가전 등 다양한 제품과 호환된다. HTML5을 기반으로 한 개방성이 무기로 웹앱과 네이티브앱 개발을 모두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