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이젠폰 Z1, MWC 첫선…써보니

초저사양에서도 구동 속도 저하 없어

일반입력 :2015/03/04 14:50    수정: 2015/03/04 16:14

정현정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정현정 기자>삼성전자가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선보인 첫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 Z1’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했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타이젠연합은 MWC 행사가 열리는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에 마련된 콘텐츠 전문전시관 앱플래닛(홀8.1)에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타이젠연합이 MWC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고대하던 첫 번째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이 드디어 올해 출시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인도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방글라데시에 우리 돈 10만원의 초저가로 삼성 Z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현재 하루 5천~6천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타이젠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수도 2천개를 넘어섰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소 3개월 이상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이 주류로 자리잡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4인치의 초저가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수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자체 평가”라면서 “일단 판매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보다 빠르고 쉬운 타이젠

타이젠은 탈(脫) 안드로이드로 표현되는 삼성전자 멀티 OS 전략의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에 대항해 ▲개인맞춤형(customizing) ▲끊김없이 유려한 사용경험(seamless) ▲직관적인 사용성 등을 타이젠의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현장에서 삼성 Z1을 사용해 본 결과 무엇보다 ‘가벼운’ 사용성이 눈에 띄었다. 4인치 PLS WVGA(800x480) 디스플레이,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786MB 램(RAM), 4GB 내장메모리 등 초저사양의 Z1에서도 실행속도나 구동속도 저하 없이 무리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카메라 실행 속도다. 카메라 아이콘을 터치하면 1.2초 만에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며 0.6초 만에 촬영이 이뤄진다. 웹앱 기반으로 웹브라우징시 로딩 속도도 안드로이드 대비 17% 향상됐다.

이는 전력소모와도 연관돼 배터리 사용 시간에도 영향을 준다. 동일 용량을 기준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 대비 배터리 사용시간이 15% 더 길다. 배터리 용량 10% 이내의 극한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초절전모드’를 사용하면 18시간 지속이 가능하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간소한 사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홈 화면에 나와있는 애플리케이션 바로가기가 애플리케이션 목록에도 동일하게 들어있어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타이젠은 아예 화면을 위·아래 두 파트로 분할해 자주 쓰는 8개의 아이콘을 배치했다. 이 8개의 아이콘은 사용자 특성에 맞춰 교체가 가능하다.

■iOS·안드로이드 뺀 군소 OS '고군분투'

삼성전자가 첫 타이젠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초저가 전략을 사용한 이유는 타이젠 사용경험의 확산을 위해서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96.3%를 차지하며 공고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사용자들을 다른 OS로 갈아타게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스마트폰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침투가 쉬울 것이라는 계산이다.

타이젠 외에도 윈도폰, 파이어폭스, 우분투, 세일피쉬 등 군소 OS들도 저마다 MWC에 관련 부스를 차리고 모바일 시장 공략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히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iOS와 안드로이드의 양강 체제가 공고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윈도폰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를 인수하고 난 후 삼성전자나 HTC 등 동맹 제조사들이 이탈하면서 오히려 입지가 많이 줄었다. 파이어폭스는 운영체제의 구애를 크게 구애받지 않는 초저가 시장을 공략에 치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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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시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으로 일단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면서도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파트너사들이 독한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동맹이 깨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이런 가운데 중소 OS들은 해당 업체들의 특정한 목적을 위해 존재할 뿐 안드로이드처럼 광범위하게 퍼지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