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시장, 'TV 아성' 흔들릴까

미식 축구도 인터넷 중계 동참…거센 태풍 예고

인터넷입력 :2015/06/04 10:27    수정: 2015/06/04 10:3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60년 동안 안방을 굳게 지켰던 텔레비전의 아성을 허물어뜨릴 수 있을까? 미국 인기 스포츠인 북미프로풋볼리그(NFL)가 정규 시즌 경기를 시험적으로 인터넷 생중계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3일(현지 시각) 야후가 오는 10월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잭슨빌 재규어스와 버팔로 빌스 간의 경기를 인터넷 스트리밍 중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정규 시즌 한 경기를 시범적으로 인터넷 생중계해보는 차원이다. 따라서 당장 NFL 경기를 인터넷으로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NFL은 오는 2022년까지 케이블 방송사와 독점 중계 계약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NFL의 인터넷 생중계 시도는 최근 스포츠 중계 시장에 불고 있는 ‘탈TV 바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가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 생중계를 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씨넷]

■ 브라질 월드컵 땐 인터넷 스트리밍 신기록

최근 몇 년 사이에 스포츠 중계 시장의 무게중심이 인터넷 쪽으로 많이 넘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해 브라질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해 월드컵 경기가 인터넷 스트리밍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벨기에간의 16강 경기는 미국 내에서만 530만 명이 인터넷 생중계를 시청했다. 당시 경기는 ESPN과 유니비전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은 월드컵 때의 성공에 힘입어 인터넷 스트리밍 중계를 확대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ESPN은 크리켓 월드컵은 케이블 중계없이 인터넷 스트리밍으로만 제공했다.

또 CBS, HBO 등도 독자적인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쇼타임도 오는 7월부터 스트리밍 대열에 동참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스포츠 시장에서 케이블TV의 위세가 꺾인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 넘어야 할 장벽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계권을 갖고 있는 사업자들 역시 인터넷 중계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NFL 중계권을 갖고 있는 CBS조차 인터넷 스트리밍 중계를 하지 않을 정도다.

지난 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에선 스포츠 중계 인터넷 스트리밍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사진=씨넷]

기술적인 한계도 적지 않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주관 방송사였던 NBC의 인터넷 스트리밍 중계는 수시로 끊기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지난 4월초 끝난 미국대학농구(NCAA) 4강전(Final Four)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디시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 생중계했던 슬링TV는 몰려드는 트래픽 때문에 고전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당시 듀크대학과 미시건주립대학 간의 빅매치를 놓친 유료 가입 고객들의 항의로 슬링TV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야후와 NFL 간의 인터넷 생중계 계약도 아직은 ‘맛보기’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NFL 경기는 오는 2022년까지는 CBS와 독점 중계권 계약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계약이 성사된 데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 야후-NFL 계약, 스포츠 중계 시장에 어떤 영향?

일단 야후는 스포츠와 동영상 시장이란 두 마리 토끼에 관심이 많다.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이후 줄곧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이 성사된 것은 이런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야후의 이번 중계는 스마트폰, PC, 게임콘솔, 스마트TV 등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전 세계 시청자 모두가 볼 수 있다. 또 버팔로와 잭슨빌 지역에선 스카이 케이블 채널을 통해 TV 생중계된다. 중국 지역 중계권은 별도로 판매될 전망이다.

NFL이 야후를 파트너로 택한 것은 세계 시장 진출이란 야심 때문이다. 야후가 전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높이 산 것. 여기에다 야후의 폭넓은 광고주 섭외 능력도 고려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다.

스포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실시간 동시 접속자를 처리해본 능력 또한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사진=씨넷]

월드컵과 올림픽을 비롯한 전 세계 스포츠 이벤트에 조금씩 인터넷 중계 바람이 불고 있다. 거대 방송사들이 독점한 중계권 계약 때문에 한계가 적지 않지만 조금씩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NFL의 인터넷 생중계 시도는 대수롭게 넘길 사안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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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시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거액을 투자한 야후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미국 내 인기 스포츠에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한 단계 도약하려는 NFL은 인터넷이란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야후 태풍이 기득권과 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스포츠 중계 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파를 안길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