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AMOLED 해상도 2000ppi까지 구현"

"AMOLED 디스플레이, 말고 접고 붙이는 시대 도래"

일반입력 :2015/04/02 18:49    수정: 2015/04/02 18:53

송주영 기자

“AMOLED 생산은 물구나무를 서고 후지산을 넘는 것과 같다.”

2000년대 중반 삼성이 AMOLED 양산에 나섰을 때 나왔던 일본 업계의 반응이다.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 LCD가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AMOLED가 한계를 극복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20대에 접어든 LCD. 이제 8살이 된 AMOLED지만 걷는 속도는 남달리 빠르다.

2일 유비산업리서치 주최로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OLED코리아 세미나에서 이기용 삼성디스플레이 공정연구팀 상무는 기조연설에서 AMOLED가 빠르게 기술 난제를 극복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업체들의 조롱을 뒤로 하고 2007년 AM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다. 양산 시작 8년만인 최근에는 AMOLED로 577ppi의 높은 해상도 구현에도 성공했다.

이 상무의 발표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2000년 8월 3.6인치 AMOLED 흑백 화면을 구동하던 시기다.

이 상무는 “당시 암선 등 상당한 불량이 포함돼 있었지만 20~30명이 디스플레이를 보며 환호하던 기억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후 삼성은 AMOLED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2007년에는 국내 아이리버, 일본 교세라 용으로 AMOLED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교세라용 디스플레이는 삼성에서 만든 첫 번째 휴대폰용 2.7인치 AMOLED가 탑재됐다. 이후 2008년에는 중소형 패널을 전문으로 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현재 삼성디스플레이로 합병)가 설립됐다.

삼성전자가 AMOLED 패널을 채택한 것은 지난 2009년이었다. 손담비폰으로도 명성을 떨진 햅틱 아몰레드폰이다. AMOLED가 처음으로 적용된 스마트폰은 옴니아였다. 옴니아에는 3.7인치 200ppi의 AM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AMOLED 패널은 빠르게 발전했다. 갤럭시S1에는 235ppi, 갤럭시S3에는 306ppi 해상도의 AMOLED 패널이 구현돼 탑재됐다. 갤럭시S6는 577ppi다. 고해상도의 한계를 매년 뛰어 넘은 셈이다.

이 상무는 “헤드업마운트디스플레이(HUD)에는 더 높은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할 것”이라며 “여기서 필요로 하는 2000ppi까지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상도 구현에는 픽셀의 발광효율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에서 전력소모가 큰 부품이 디스플레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RGB(레드 그린 블루)의 형광재료로는 전력소모량을 극복하기가 어렵다. 지금은 형광소재의 전력 소모량을 극복할 수 있는 인광재료가 개발중이다.

이 상무는 “2018년에는 인광재료가 사용되게 될 것”이라며 “형광재료와 대비해 인광재료는 4배 정도 발광 효율이 높고 소비 전력면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MOLED에서는 또 하나의 극복해야 할 과제로 휘도가 꼽히고 있다. 휘도란 광원당 밝기를 의미한다. 휘도가 높으면 더 밝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AMOLED의 휘도는 2009년 200니트 수준에서 출발했다. 이후 2013년 300니트의 벽을 깼고 올해는 350니트까지 올라갔다. 이 상무는 “2018년이 되면 400, 500니트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MOLED 디스플레이 디자인의 발전에 대해서는 구부리고(갤럭시라운드) 꺾은 (갤럭시엣지) 이후에 말고 접고 붙이는 시대까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무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 버전은 600R이었다면 8R에서는 프레임, 베젤 등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 보드리스 구현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곡률을 뜻하는 R의 단위는 구형으로 원을 그렸을 때의 반지름을 나타낸다. 삼성전자의 첫번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적용 스마트폰인 갤럭시라운드는 600R 수준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R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곡률이 5R 수준으로 줄어들면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고 1R이면 폴더블을, 0R이면 스트레처블 시대를 열 수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0R은 곡률의 제한이 없다는 의미로 이 정도가 되면 사용자가 디스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부려 원하는 굴곡의 모양대로 붙일 수도 있게 된다. 그야말로 꿈의 디스플레이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 상무는 “소재가 10% 이상 구부러지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며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시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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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미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를 차별화한 갤럭시S6엣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디스플레이 경쟁력은 IoT 시대로 넘어서면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이 상무는 “디스플레이는 IT의 핵심요소로 AMOLED는 이미 여러 기술 장벽을 돌파했다”며 “새로운 디스플레이 산업의 시대를 열 것이고 다양하고 많은 기술 혁신이 융복합화를 위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