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통합시스템, VCE 연합 저격수?

일반입력 :2015/03/20 16:17    수정: 2015/03/20 16:53

오라클이 자체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결합한 어플라이언스와 올플래시스토리지 조합으로 구성된 솔루션을 들고 컨버지드시스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스코와 EMC 그리고 VM웨어가 손잡고 제공하는 V블록과의 경쟁이 주목된다.

오라클 측은 자사 제품이 경쟁사 대비 성능과 가격면에서 밀리지 않을 거라 자신하며 시스코시스템즈와 EMC를 직접 언급했다. VM웨어, 시스코, EMC가 세운 합작법인 VCE연합의 'V블록'을 겨냥한 뉘앙스여서 눈길을 끈다.

오라클은 최근 컨버지드시스템 시장 공략을 위해 '버추얼컴퓨트어플라이언스(VCA)를 포함한 6세대 엔지니어드시스템과 FS1시리즈 스토리지시스템을 공개했다. 시장 공략을 위한 세부 전술도 소개했다. (☞관련기사)

VCA는 오라클 가상화 기술로 윈도 및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기업들의 서버 인프라를 통합 대체할 수 있는 장비다. 지난 2013년 9월 4세대 엔지니어드시스템으로 첫선을 보였다. FS1시리즈는 디스크 혼용이 가능하지만 플래시드라이브 사용을 전제로 맞춤 설계된 SAN 스토리지다. EMC 장비를 쓰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고객을 겨냥해 지난해 9월 소개됐다.

오라클은 6세대 VCA와 FS1시리즈 스토리지를 조합해, 범용 서버와 스토리지 기반의 가상화 통합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경쟁사 중저가 컨버지드시스템과 맞붙겠다는 선전포고다.

오라클이 말하는 컨버지드시스템 시장 지형도에선 IBM이나 테라데이타의 데이터베이스(DB) 또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통합스택 및 플랫폼, 시스코와 VCE연합의 통합인프라 솔루션, 델이나 HP나 레노버의 저가 서버에 VM웨어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얹은 가상화 어플라이언스가 한 묶음이다.

가격 경쟁이 존재하는 컨버지드시스템 시장에서 기존 엔지니어드시스템보다 가격경쟁력을 확 키운 VCA를 앞세워, 성능은 물론 가격으로도 타사에 밀리지 않는 제품을 띄우려는 게 오라클의 메시지다.

존 포스터 오라클 아태일본지역 시스템제품매니지먼트사업부 부사장도 VCA 역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잘 조율된) 오라클 엔지니어드시스템이지만, 오라클이 범용 서버 영역에서 타사와 맞붙기 위한 첫 제품이라며 앞 세대보다 나은 성능과 기능을 이전과 같은 가격에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VCA 장비를 FS1과 결합시 구매가격대 자체가 낮게 형성돼 있을 뿐아니라 각종 기술지원 부문에 대한 추가 부담도 최소화된 형태로, 리눅스와 솔라리스 등 운영체제(OS), 가상화 기술, 멀티테넌시, 클라우드관리, 파티션보호 기능 라이선스를 무상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를 언급하는 그의 발언 중엔 시스코와 EMC를 지목한 내용이 두드러졌는데, 6년전 시스코, EMC, VM웨어가 뭉쳤던 'VCE연합'의 통합 가상화 어플라이언스 'V블록'보다 오라클 VCA가 기능, 성능, 가격면에서 모두 우월하다는 뉘앙스였다.

사실 오라클이 수많은 사업자가 뛰어든 컨버지드시스템 영역에서 굳이 시스코와 EMC 또는 VCE연합을 적수로 꼽은 사실은 국내 인프라 업계에서 의아한 일로 비칠 수 있다. VCE연합의 V블록이 매출을 제외한 사업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흥행여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VCE연합의 V블록 사업이 신통치 않았던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관련기사) 긴밀했던 파트너십은 실적 부진으로 와해됐다. 시스코는 지난해 VCE연합에서 지분을 정리하며 사실상 발을 뺀 뒤 스토리지 파트너 역할을 해 줄 IBM과 손을 잡았고(☞관련기사), 그후 EMC는 레노버(☞관련기사)와 폭스콘(☞관련기사)을 서버 및 네트워크 부문 파트너로 영입하며 사실상 시스코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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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는 V블록처럼 여러 사업자간 연합에 기반한 통합시스템 제품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두드러졌다. 지난 12일 VCE가 오랜만에 선보인 신제품 'Vx블록(VxBlock)'은 국내 출시가 불투명할 정도다. (☞링크) 앞서 V블록을 유통했던 국내 파트너들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탓으로 풀이된다.

나정옥 한국오라클 전무는 본사와 아태지역 담당 임원의 시스코와 EMC 관련 언급에 대해 VCE연합에서 만들어 내놓은 V블록 제품을 염두에 두고 표현한 것은 맞다면서도 V블록이 시장에 일찍 등장한 컨버지드시스템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췄다는 점에서 오라클이 해당 분야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취지로 그들을 지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VCE연합을 굳이 호적수로 삼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답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