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딩 강사, 할 만한가요?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 정덕현, 양나리씨 인터뷰

일반입력 :2015/03/02 08:49    수정: 2015/03/02 08:52

황치규 기자

기자가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때만 해도 컴퓨터 학원은 엘리트 교육 코스였다. 컴퓨터학원은 앞선 무언가를 배운다는 상징이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조금 값비싼 소모품이 된 후부터 컴퓨터 학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덩달아 컴퓨터학원도 많이 사라졌다. 영재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거나 정보 올림피아드 준비를 지원하는 곳은 있지만 일반인의 눈에 컴퓨터학원은 지금, 시대와 안맞는 느낌을 진하게 풍긴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갈줄 알았는데 요즘은 다시 초등학생 대상 컴퓨터 교육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코딩 교육의 함성소리가 커졌다. 정부의 초중학생 SW 교육 의무화 방침이 발단이 됐다. 공교육 차원에서 코딩을 중심으로하는 SW교육이 강조되면서 민간 교육 부문서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는 추세다. 코딩을 가르치는 강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부쩍 늘었다.

소셜벤처 맘이랜서와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세듀랩)가 협력해 만든 3CT 기반 코딩교사 양성과정도 그중 하나다. 세듀랩 창업 멤버들로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직접 뛰게될 정덕현, 양나리씨를 만나 코딩 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소개하자면 세듀랩은 NHN 넥스트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오프라인 교육 스타트업이다. 초등학생용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실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멤버들 다수가 교육 전공자들이다. 교육을 뿌리를 든 이들이 소프트웨어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SW교육이란 사업에 도전하는 셈이다.

정부는 공교육의 틀에서 SW교육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코딩 교육이 필요할까? 자칫 공교육과 겹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덕현씨는 공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하다보면 획일적으로 바뀔 수 있고 그렇다보면 학생들이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덕현씨는 초등학생들이 코딩이 흥미를 갖고 코딩을 직접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민간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맘이랜서와 세듀랩이 진행하는 교육은 초등학생들들에게 코딩을 가르칠 강사들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코딩하면 왠지 자바나 C언어 같은 프로그래밍가 떠오른다. 그러다보니 코딩 강사는 얼핏 개발자 출신과 궁합이 잘 맞아 보인다.

그러나 들어보니 개발자가 코딩 강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출신성분은 아닌 것 같다. 개발 역량보다는 교육적인 소양이 더욱 요구된다는 것이다. 정덕현씨는 개발자로 있다 교육 분야로 넘어왔을 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많이 봤다면서 코딩 강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세듀랩이 교육생들에게 가르치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스크래치다. 스크래치는 SW 소스코드를 직접 짤 필요가 없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생각한 것을 레고블럭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조금만 노력하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보여주듯 정덕현씨는 음악이나 미술 전공한 분들이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CT 기반 코딩교사 양성과정은 3개월 72시간 코스다. 비용은 180만원이다. 금액만 놓고보면 좀 비싸다는 생각도 든다. 이에 대해 정덕현, 양나리씨는 모두 콘텐츠의 품질을 강조했다. 1~2주짜리 저가 교육으로는 양질의 강사 양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양나리씨는 3개월간의 교육 과정이 끝난 후에도 교육생들에게 교대생들이 교생코스 거치는 것처럼 커리나 코칭 및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코딩 교육은 가르치는 것에 대한 소양이나 마인드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도 교육 과정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3개월 교육을 끝냈다고 바로 잘나가는 코딩 강사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양질의 코딩 교육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융합적 사고를 갖추려면 개인의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덕현씨는 교육 끝나고 바로 전문 강사로 뛰면서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무료 교육 등의 경험을 거친 뒤 유료 클래스에 도전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맘이랜서와 세듀랩은 이번 교육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1년여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세듀랩이 매주 초등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교육의 경험이 프로그램에 깊숙하게 녹아들었다. 정덕현씨는 무료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어떤 것을 흥미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주력했다면서 이론적인 지식이 아니라 현장의 경험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강조했다.

세듀랩은 현재 시점에선 초등학생 대상 코딩 교육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중학교만 들어가도 국영수가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양나리씨는 외국에서 코딩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이나 국어처럼 누구나 배우는 것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국도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런만큼 양질의 코딩 강사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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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자가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때 엘리트 교육의 상징이었던 컴퓨터학원이 다시 부활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컴퓨터학원이라는 이름이 붙을지, 시대에 맞게 다른 명침이 사용될지는 두고봐야할 듯 하다.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코딩은 창의력 교육이라는 이름의 틀안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컴퓨터와 다른 과목이 융합된 형태로도 발전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코딩 교육의 핵심은 코딩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덕현, 양나리씨 모두 코딩 교육의 핵심은 융합적 사고 증진임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 모두 음악과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코딩 강사에 도전하기를 바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