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사, 스타트업 사람 보고 투자한다”

이헌수·김종성 KIC센터장, 미국 진출 노하우 공개

일반입력 :2015/02/09 16:32    수정: 2015/02/09 16:45

“한 엔젤 투자자가 스타트업 창업주에게 물었다. 전문 경영을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고. 미국 엔젤 투자자는 기술은 기본으로 여기고,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은 항상 자기 기술만을 얘기한다.”

이헌수 글로벌혁신센터(Korea Innovation Center, 이하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에 기술과 함께 기업가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보다 사람에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9일 대전 카이스트 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미국 진출 신생기업 발굴을 위한 전국 투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KIC 실리콘밸리 이헌수 센터장과 KIC워싱턴 김종성 센터장이 참석해 국내 신생기업들이 스타트업의 주류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성공 노하우를 공개했다.

우선, 이헌수 센터장은 미국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스타트업 투자 요건으로 ‘시장성’과 ‘매니지먼트 팀’, 그리고 ‘창업가 정신’을 꼽았다. 이 중 특히 창업주의 태도와 정신을 매우 중시 여긴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종성 센터장은 세계 시장을 상대로 창업하는 일이 매우 어렵고 희귀한 일이라면서 한국에서 특히 뛰어난 서비스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분야로는 학연이나 지연 등 동창 관계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들었다.

이헌수 센터장은 KIC의 역할에 대해 스타트업들이 엑셀러레이터로부터 잘 훈련 받고 난 뒤, ‘그 다음’을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정부의 지원으로 여러 스타트업들이 전문적인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 왔지만, 실제로 고객을 발굴하고 투자 유치까지 이어주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를 KIC가 맡겠다는 것.

KIC의 지원으로 벤처캐피탈(VC) 등 여러 투자자들과 스타트업이 연결돼 성공한 기업들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각오다.

KIC는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김종성 센터장은 실리콘밸리와 워싱턴 진출을 위한 전(全) 주기를 지원함으로써 많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미국에서 성장하고, 이 기업들이 다시 KIC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헌수 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국내에 머물러 있다고 뼈 있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많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미국이라는 주류로 가지 못하고 한인 커뮤니티에 국한돼 있다. 미국 생태계에서 성공하려면 주류 사회와 섞여야 한다”면서 “KIC는 현지 VC와 외국계 대기업 임원 자문진, 창업으로 성공한 현지 멘토링 등을 영입함으로써 '우리끼리'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앞장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센터장은 “한국 창조경제의 글로벌화가 중요한데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도록 KIC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렇지만 무조건 지원과 교육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으로 스타트업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도록 빠르게 밀어내는 운영 방식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의 온상이지만 웬만해선 남아있기 힘들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면서 “워싱턴은 사업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 만큼 기회가 많은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어디로 갈 것이냐는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 된다”며 “바이오는 동부 지역이 강하지만 ICT 분야는 실리콘밸리가 확실히 쎄다.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어느 시장이 더 맞을까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실리콘밸리가 정글인 것은 맞다. 약하면 죽지만 살면 대박나는 지역이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한편 KIC워싱턴은 이번 전국투어를 통해 세계 벤처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보스톤의 ‘매스 챌린지’ 본선 진출에 도전할 국내 스타트업(10~20개팀)을 선발 지원한다. KIC실리콘밸리는 투자멘토 네트워크(엔젤·VC·전문분야별 멘토단)를 소개해주고 입주공간, 전주기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오늘부터 오는 13일까지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대구·부산을 돌며 KIC 미국 진출 신생기업 발굴 전국투어 설명회를 진행한다.